당뇨가 '이 암' 빨리 자라게 한다...생존율도 떨어져
당뇨병 관련 인슐린 수치가 높으면 골수종 종양이 더 빨리 자라
당뇨병이 다발성 골수종으로 알려진 혈액암의 성장을 가속화하여 전체 생존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혈액학회(ASH) 학회지 《블러드 어드밴시스(Blood Advances)》에 발표된 미국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MSKCC)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2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다발골수종은 골수에서 면역체계를 담당하는 백혈구의 한 종류인 형질세포(Plasma Cell)가 비정상적으로 분화, 증식해 발생하는 혈액암의 일종이다. 다발골수종종은 뼈를 침윤해 녹이기에 뼈를 잘 부러지게 하며, 골수를 침범해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의 수가 감소시켜 감염, 빈혈,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흔한 혈액암으로 특히 흑인 성인 사이에서 많이 발병한다. 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당뇨병은 미국 인구의 약 13%에 영향을 미치며 그 비율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MSKCC의 다발성 골수종 전문의로 연구책임자인 우르비 샤 박사는 “당뇨병은 백인에 비해 흑인에게 훨씬 더 흔하며, 우리는 이런 차이가 두 질환을 가진 환자사이의 건강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이해하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진은 두 곳의 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은 다발성 골수종 환자 5300여 명의 전자 건강 기록을 조사했다. 백인 환자의 12%와 흑인 환자의 25%를 포함하여 전체의 15%가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
당뇨병을 동반한 다발성 골수종 환자는 당뇨병이 없는 환자보다 생존율이 더 낮았다. 연구진이 이를 인종별로 분류한 결과 골수종과 당뇨병을 동시에 앓고 있는 백인 환자는 당뇨병이 없는 환자보다 생존율이 낮았다. 그러나 흑인 환자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샤 박사는 “당뇨병이 실제로 백인 골수종 환자의 생존율 저하와 관련이 있지만 흑인 환자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점은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당뇨병에 걸릴 위험은 나이가 들면서 증가해 전반적인 생존율은 나이가 들면서 감소한다. 그러나 이 연구에서는 60세 이상의 백인 환자보다 45~60세 흑인 환자에게서 당뇨병이 50% 더 많이 발생했다. 연구진은 젊은 환자가 노인 환자보다 다발성 골수종 치료에 더 잘 견딜 수 있으며, 이는 생존 결과에서 관찰된 인종적 차이 중 일부를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또한 유전자 조작 생쥐 모델에서 종양 성장을 조사한 결과 다발성 골수종 종양이 비만이 아닌 당뇨병 생쥐에서 당뇨병이 없는 대조군보다 더 빨리 자라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당뇨병 쥐에서 인슐린 관련 신호가 과도하게 활성화됐음을 발견했다. 당뇨병과 관련된 인슐린 수치가 높으면 암 성장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샤 박사는 "다발성 골수종과 당뇨병을 동시에 앓고 있는 환자를 많이 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다발성 골수종 치료에는 여러 차례의 화학 요법이 포함되는데 이번 연구는 당뇨병을 동시에 치료함으로써 환자 예후를 더욱 개선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다발성 골수종과 당뇨병 환자의 인슐린 과다 신호 경로뿐 아니라 다발성 골수종 발병을 막는 치료법을 찾는 한편 마이크로바이옴과 식단을 변화시키면 암 예후를 개선할 수 있는지도 함께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ashpublications.org/bloodadvances/article/doi/10.1182/bloodadvances.2023010815/498166/Prevalence-and-impact-of-diabetes-on-survival-of?searchresult=1)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