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작코’ 프렌치 불독이 사랑받는 이유는?
사람을 4배 더 쳐다봐…반려견의 무력감과 의존성으로 평가
머리가 짧고 얼굴과 코가 납작하고 몸이 작은 반려견(단두종)이 사랑과 보살핌을 더 많이 받는 것은 사람을 다른 반려견보다 훨씬 더 자주 쳐다보고 얼굴이 아기 얼굴과 비슷하게 보이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헝가리 엘테대(ELTE) 연구팀은 머리가 짧은 단두종인 프렌치·잉글리시 불독과 머리 길이가 중간 정도인 중두종인 헝가리 무디의 행동 패턴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의 제1 저자인 도로처 우이펄루시(Dorottya Ujfalussy) 박사(동물행동학)는 “사람은 자신을 자주 쳐다보는 반려견을 무력하고 의존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자신에게 도움을 청하는 성향이 있는 이들 반려견에게 관심과 애정을 더 많이 쏟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녀는 “프렌치·잉글리시 불독의 의존적인 모습이 반려견과 인간의 사회적 관계를 강화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머리가 짧은 단두종 반려견은 ‘단두종 호흡기폐쇄증후군(BOAS)’ 같은 심각한 호흡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또 안구, 척추, 신경, 뇌, 피부, 귀, 치아 등 많은 부위에 병을 일으키고 수면장애, 체온조절 문제, 운동 과민증을 보이고 자연 출산에 어려움을 겪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기대수명도 짧다.
그런데도 프렌치 불독은 헝가리에서 가장 인기가 높고 미국·영국에선 인기 순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잉글리시 불독, 퍼그, 보스턴 테리어, 시추 등 얼굴이 납작한 다른 반려견도 인기를 끌고 있다.
연구팀은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프렌치 불독 15마리, 프렌치 불독 15마리의 행동을 헝가리 무디(머리 길이가 중간인 중두종으로 목양견) 13마리의 행동과 비교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들 반려견이 음식이 들어 있는 상자 3개를 열어야 하는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어떻게 행동하는지 평가했다.
연구팀은 상자 안에 비엔나 소시지를 넣는 것을 반려견에게 보여준 뒤 상자를 닫은 뒤 2분 안에열게 했다. 실험 진행자와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은 개 뒤에 서 있게 했다.
그 결과 잉글리시 불독과 프렌치 불독은 헝가리 무디에 비해 상자를 여는 데 성공한 확률이 93% 수준에 그쳤다. 대기 시간 1분 안에 상자를 연 확률은 헝가리 무디가 약 90%, 잉글리시·프렌치 불독은 약 50%였다.
그러나 잉글리시·프렌치 불독은 헝가리 무디에 비해 뒤돌아 사람을 쳐다보는 확률이 각각 4.16배, 4.49배 더 높았다. 하지만 머리가 짧고 얼굴이 납작한 단두종 반려견이 다른 강아지보다 인간에게 더 의존적으로 보이는 유전적 소인이 있는지,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의 태도가 단두종 반려견의 의존적인 행동을 조장하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종전 연구 결과를 보면 단두종 반려견은 아기를 떠올리는 귀여운 외모와 반려에 적합한 행동으로 인기를 자아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연구 결과(The difference between two brachycephalic and one mesocephalic dog breeds’ problem-solving performance suggests evidence for paedomorphism in behaviour)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실렸고 미국건강의학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