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악!' 치미는 고통...레고 밟으면 그토록 아픈 이유
밟을 때 압력이 어마어마...레고가 그토록 아픈 과학적 이유
레고 블록을 밟아본 사람들은 안다. 발바닥에서 부터 머리 끝까지 치고 올라오는 격렬한 통증을. 아이를 키우는 집이라면 레고 블록 수십 개 방바닥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만큼 무심코 밟을 일이 흔하며 고함 소리는 레고가 있는 어디서든 '덤'이다. 레고 블록을 밟으면 경악 소리가 날 정도로 통증이 큰 이유는 뭘까.
레고가 큰 아픔을 주는 이유는 과학과 수학적 관점에서 설명할 수 있다. 먼저 발바닥은 통증에 대한 민감성이 매우 높다. 발바닥은 최대 20만 개의 개별 감각 수용체가 분포한다. 아픔을 감지하는데 사용되는 수많은 신경 세포로 가득하다. 레고와 발이 접촉하는 지점에 무게가 집중되면 신경 세포들은 통증을 민감하게 감지해 신속하게 뇌로 전달하여 아프다 느끼게 한다.
미국화학협회가 여러 과학화학적 반응을 소개하는 영상 시리즈 '반응(Reactions)'에 공개한 '레고를 밟으면 왜 그토록 아픈가'에 대해 설명한 내용에 따르면 블록으로 인한 극심한 통증은 레고 자체의 화학적 구성에서 비롯된다. 레고의 재질은 저항력, 단단함, 초강도 이 3가지를 주요 특성으로 갖고 있는 ABS 플라스틱 고분자 사슬로 구성돼 있다.
시초에는 나무로 만들어졌으나 현대에 이르러서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블록은 약 4,200 뉴턴 이상의 힘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단단하다. 블록 하나는 약 1,000 파운드의 무게를 견딜 수 있을 정도다. 압력이 가해져도 쉽게 꺾이거나 부서지지 않는다. 이 단단함에 더해 볼록 볼록 돌기와 날카로운 모서리는 밟았을 때의 통증을 극대화 한다.
레고를 밟을 때 압력을 계산해 볼 수도 있다. 돌기(스터드)가 가로 세로 2개씩인 2X2 크기의 표준 레고 한 조각을 예로 들어보자. 이 크기의 레고 블럭이 발바닥에 닿는 면적은 약 2.25㎠이다. 이를 체중 75kg(165파운드)의 성인이 그냥 서서 '지긋이' 밟았다고 가정하면, 압력은 힘을 면적으로 나눈 값(P=F/A)이므로, 서서 레고 조각을 밟는 것만으로 발바닥에 가해지는 압력은 무려 3,262,222파스칼(=734N/0.000225㎡)에 달한다. 이는 표준 대기압의 32배에 달하는 힘이 신경 수용체가 민감한 부위에 전달된다는 뜻이다.
가령, 75kg의 사람이 밤중 화장실로 가는 길에 모르고 작은 레고 블록 한 조각을 밟았을 때, 기본적으로 약 320만 파스칼의 압력이 발생한다는 뜻이다. 실제 고통의 크기는 이 사람이 발바닥을 내딛는 방식과 힘에 따라 또 달라지므로 수배 차이를 나타낼 수 있다. 걷다가 무심코 밟는 경우는 기본 압력의 9배, 천천히 밟아도 2배에 이르는 고통을 유발한다. '아악~!' 고함이 저절로 나올 정도의 통증이다.
레고가 처음으로 발명된 이래 지금까지 4000억 개 이상의 블록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세계 국가의 집집마다 레고 블럭이 수 개 이상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집 도처에 널려 있고 장난감이다 보니 크게 신경쓰지 않다가 무심코 밟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날카로운 칼날을 밟으면 더 아픈 통증을 가져오고 레고보다 더 악명 높은 '통증 유발자'가 될수 있지만, 집 안에 그런 칼날이 돌아다닐 이유는 없다. 널부러진 '위험 요소' 중 레고 블록을 밟을 가능성이 비교적 높으며, 앞서 말했듯 걷다가 무심코 밟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세계에서 레고 블록을 밟아 아파하는 고함 소리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해도 놀랄 일이 아니다.
요약하면 레고 블록을 밟으면 유독 아프게 느껴지는 이유는 발바닥은 무척이나 민감한 신경수용체가 가득한 부위이고, 그런 부위에 레고 블록의 단단한 돌기가 '격습'해 얼떨결에 통증을 유발하며, 걷는 동안 블록에 닿는 발바닥 압력의 힘이 가세하기 때문이다. 강력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레고 블록이 아무렇게나 바닥에 놓여있는 것도, 밟을 거라 예상치 못한 채 밟게 돼 통증을 더 크게 만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