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폭력 신고 증가...친인척 싸움 커지지 않으려면

민감한 주제 피하고 싸우면 크게 번질 것 예상하고 바로 멈춰야

명절에 만난 친인척끼리 서로가 민감해 하고 약점인 대화 주제는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특히 술을 먹은 후 취한 상태에서 말 실수를 저지를 위험이 높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매년 명절이 되면 폭력 신고가 증가한다. 이 기간에 평소보다 1.5배가량 많은 신고가 접수되는 것으로 보고된다. 부부나 친척간에 언어적, 신체적 충돌이 일어나면서 안팎에서 싸움 사건이 끊이질 않는다. 명절에 가족간 이웃간 불미스러운 싸움은 서로에게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싸움의 불씨가 되는 것은 그간 쌓여있던 갈등과 앙금이다. 가족들이 모일 때 갈등을 일으키는 대화의 단골 소재는 '취업'이나 '결혼', '돈'과 관련된 이야기다. 한 교육업체가 20~40대 성인남녀 11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명절 가족간 갈등을 일으키는 대화의 단골 소재로 전체 응답자의 42.1%가 '연봉, 회사 규모 등 취업 관련'이라 답했다. '대학 입시나 성적' 관련 이야기는 15.8%로 2위를 차지했다. '결혼 유무 및 시기'는 14.9%, '정치적 견해'는 13.2%로 각각 뒤를 이었다. '자녀 계획 및 출산 관련'은 6.1%이었다.

서로가 민감해 하고 약점인 대화 주제는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특히 술을 먹은 후 취한 상태에서 말 실수를 저지를 위험이 높다. 과음으로 가족 간의 예의를 잃는 것에 주의해야 하며 서로 간의 대화에 매너를 지켜야 한다. 자신이 해결해 줄 수 없는 문제나 주제는 가능하면 언급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자리가 불편하면 긴장감 느껴 폭발하기도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이 불편한 사람들도 많다. 이때 신체적 긴장을 느끼면 짜증나고, 긴장되고, 불편하다. 자극이 되는 한마디를 하기라도 하면 쉽게 폭발할 수 있다. 두뇌에서는 감정뇌인 변연계(가장자리계)가 과활성화된다.

성신여대 심리학과 명예교수 채규만 박사는 "이런 상태에서는 합리적∙이성적 사고를 맡는 전전두엽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문제해결 능력이 약해지고 파괴적인 행동을 할 수도 있다"며 "인지 왜곡도 심하기 때문에 상대방을 공격하고 비하하고 극단적인 사고를 하는 경향이 있고 감정 기복이 심해진다"고 말했다.

이렇게 우울하고 불안한 감정을 가진 상태에서는 가급적 친인척들과 대면을 피하는 것이 낫다. 채규만 박사는 "만성적 신체 긴장에서는 정서적으로 쉽게 폭발할 수 있고, 비이성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이 상태에서 자신의 주장을 펼치면서 문제해결을 하려고 시도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말싸움일어났다면 크게 번질 것 즉시 예상하고 멈춰야 

작더라도 말싸움이 일어났다면 그 즉시 큰 사건으로 발전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자칫 잘못하다 한쪽에서 이성을 잃고 폭력을 행사해 끔찍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해야 할 일은 잠시 타임아웃을 갖고 상대와 잠시 떨어져 있으면서 자신의 신체적 긴장을 안정시켜야 한다. 신체적으로 이완하는 기법으로는 심호흡하기, 근육을 긴장시켰다 풀기, 산책하기, 좋아하는 음악듣기, 샤워하기 등이 있다. 신체적인 이완이 이루어지면 차분해지면서 이성적인 기능이 활성화되기에 차분해진다. 자리를 피해 산책을 간다거나 음악을 들어 안정감을 찾도록 한다.

싸움의 원인이 된 까닭을 생각하고, 상대방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상대방이 나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아차리려고 노력해야 한다. 감정이 고조될 때는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고 검증해야 한다. 한 걸음 물러나 마음을 가라앉히고 감정의 균형을 되찾으면 갈등이 심해지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생각을 정리하고 진정할 시간이 잠시 필요하다고 상대방에게 전달하면 나중에 더 생산적인 토론을 할 수 있다.

싸우고 잠을 잔 후 사과하는 것이 좋아  

부부끼리 혹은 친척끼리 싸운 후에 사과를 하는 것도 타이밍이 중요하다. “미안하다”는 말을 먼저 꺼내고 싶어도 시기가 문제다. 아직 앙금이 남아있는 사람에게 바로 사과를 해도 상대는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안됐을 수도 있다.

싸움 후 사과는 잠을 잔 후가 가장 좋다. 잠을 푹 자고 나면 감정과 관련된 뇌 부위가 활성화돼 사과의 말을 건넬 때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잠자기 전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으며, 자는 동안에 스트레스가 누그러져 아침에는 전보다 앙금이 풀린 마음을 맞이 할 수 있다.

    정은지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