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아프고 메슥거리는 편두통, 벗어나고 싶다면?
눈부심, 뇌혈관 박동, 소화불량, 구토 등 같이 나타나
평소 두통에 자주 시달리는 직장여성 A씨는 주로 진통제로 두통을 해결해 왔다. 그런데 최근 두통과 함께 눈이 부시고 소화장애와 심장이 빨라지는 등의 증상이 생겨 참지 못하고 신경과 진료를 받았다. 의사는 A씨의 병력과 증상에 근거해서 편두통으로 진단했다.
편두통은 성인 6~7명 중 1명이 경험하는 흔한 뇌질환이다. 통증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며 길면 2~3일까지 지속되기도 한다. 편두통은 단순히 한쪽 머리가 아픈 증상이 아니라 메슥거림이나 구토, 눈부심, 뇌혈관 박동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환절기에는 인체가 큰 일교차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뇌 부위 혈관이 급격히 팽창해 신경을 자극하면서 편두통이 발생한다.
대한신경과학회나 대한두통학회 등 학계는 편두통을 뇌의 문제로 발생하는 병으로 간주한다. 머리로 가는 혈류가 증가해 혈관이 확장되면서 뇌에 있는 신경 섬유가 압박받아 두통이 발생한다는 혈관 가설이 오랜 기간 인정받은 편두통의 유발 요인이다. 또한 편두통은 스트레스가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안정을 취하고 대인 관계를 개선하며 긍정적인 사고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편두통, 뇌혈관·뇌신경 문제로 발생
편두통 진단은 ‘국제 두통 분류’ 진단기준에 근거한다. 한쪽 머리가 아픈 두통, 심장이 뛰는 것 같은 박동성 두통, 두통이 있을 때 움직이면 더 악화하는 두통, 중등도 또는 심도의 두통 등 4가지 중 2가지 이상이 해당하고, 동반 증상인 구역 또는 구토가 나타나거나, 빛 공포증과 소리 공포증이 같이 나타나면 편두통으로 진단하게 된다.
편두통을 진단하는 특별한 검사는 따로 없다. 대개 신체 검사와 신경 검사는 모두 정상으로 나온다. 뇌 촬영을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편두통 치료와 관리는 약물요법과 생활요법을 양대 축으로 한다. 편두통 발생 시 급성기 통증에 특별한 효능을 보이는 약물을 ‘편두통 특이약물’(급성기 치료약물)이라고 한다. 편두통의 병태생리학적 발병 기전에 기초하여 개발된 약물들로, 대개 가격이 비싸고 과용에 의한 의존성이 빠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전문의의 지도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음은 일상생활에서 ‘두통·편두통 예방을 위한 생활 수칙’이다. 하나, 규칙적이고 충분하게 수면을 취한다. 둘, 식사를 거르지 않는다. 셋, 불규칙한 식사를 피한다. 넷, 꾸준히 운동한다. 다섯, 올바른 자세를 취한다. 여섯, 장시간 컴퓨터 작업과 휴대폰 사용을 피한다. 일곱, 카페인 함유 식품과 담배·술을 피한다. 여덟, 진통제는 월 10일 이상 복용하지 않는다. 아홉, 자신의 두통에 대한 ‘두통 일기’를 쓴다. 열, 두통 전문의 진료를 통해 도움을 받는다.
우울증·불안증 동반 일상생활 지장
편두통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심한 두통뿐만 아니라 정신과적 문제를 동반하기도 한다. 우울증과 불안증이 가장 흔한 정신 증상으로 꼽힌다. 국내 보고에 의하면 3차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편두통 환자의 36%가 우울증을 가지며, 23%가 불안증을 가진다고 한다.
두통학회가 전국 11개 종합병원 신경과에 내원한 편두통 환자 371명과 두통이 없는 일반인 371명을 조사 비교한 ‘일반인 대비 편두통 환자의 정신건강 상태’ 보고서에 따르면, 편두통 환자 2명 중 1명은 우울장애 또는 불안장애 등 심각한 정신질환을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장애 51%, 불안장애 48%로 일반인의 우울장애 5%, 불안장애 3%에 비해 매우 높은 비율이다.
더 큰 문제는 상당수 편두통 환자가 자신이 심각한 우울장애와 불안장애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신질환이 확인된 편두통 환자 중, 우울장애를 치료받고 있는 환자는 30.2%(편두통 환자 중 우울장애가 확인된 환자 189명 중), 불안장애를 치료받고 있는 환자는 29.8%(편두통 환자 중 불안장애가 확인된 환자 178명 중)에 불과했다. 이러한 이유로 전체 편두통 환자의 63.9%는 일상적인 가사나 여가 활동뿐만 아니라 학업, 사회활동 등을 제대로 영위하지 못하는 중등도 이상의 무능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