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와 건망증, 어떻게 구분할까?
올해 치매 인구 100만명 예상
1960~70년대 은막의 스타로 크게 사랑받았던 영화배우 윤정희(1944~2023)는 알츠하이머병을 앓으며 투병하다 올해 1월 별세했다. 그의 마지막 작품은 칸 국제영화제에서 극본상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은 영화 시(詩·2010년 5월 개봉)이다. 영화에서 여주인공 미자(윤정희 분)는 팔이 자주 저리는 증세로 우연히 병원을 찾았다가 초기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는다. 그녀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사물의 이름을 잊어버리고, 가던 길의 목적을 잊어버리는 등 이상 행동을 한다. 이 영화와 판박이처럼 펼쳐진 윤정희의 알츠하이머 투병 사실은 많은 팬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촬영 당시 알츠하이머 초기였던 윤정희는 대사 외우기에 어려움이 있어 아예 적어놓고 보며 촬영에 임했다는 에피소드가 전해지기도 했다.
치매란 정상적으로 생활해 오던 사람이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기억력, 언어능력, 방향감각, 판단력 등 인지기능 장애가 발생하고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을 받는 질환이다. 고령 사회의 대재앙으로 꼽힌다. 가령 윤정희 팬인데, 그의 사진을 보고 이름이 잘 생각나지 않으면 건망증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윤정희를 보고 느닷없이 정윤희라고 계속 우긴다면 이는 치매일 가능성이 크다.
중앙치매센터 통계를 보면 2022년 기준 65세 이상 치매 환자 숫자는 약 93만 5086명으로 추정된다. 65세 이상 인구 10명 중 1명꼴이다. 치매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올해 약 100만명, 2060년 346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뇌기능 향상 ‘333 수칙’ 실천을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 질환으로, 전체 치매의 80% 정도를 차지하며 아직 제한적 치료만 가능해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특정 영역이 손상되더라도 다른 영역에서 기능을 대신하거나, 특정한 활동을 반복하고 학습했을 때에도 뇌의 변화가 가능하다. 기억력, 언어능력, 계산 등 여러 가지 훈련을 꾸준히 지속하면 신경세포 간 연결 고리가 튼튼해지고, 뇌세포의 수도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치매에 걸릴 확률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높아지기 때문에 젊었을 때부터 뇌 기능을 향상하는 일에 신경을 써야 한다. 우선 보건복지부와 중앙치매센터에서 정한 ‘333 수칙’부터 열심히 지켜야 한다. 3권(즐길 것), 3금(참을 것), 3행(챙길 것)을 뜻한다. 평소 3권(일주일에 3번 이상 걸으세요. 생선과 채소를 골고루 챙겨 드세요. 부지런히 읽고 쓰세요), 3금(술은 한 번에 3잔보다 적게 마시세요. 담배는 피우지 마세요. 머리를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3행(혈압·혈당·콜레스테롤 3가지를 정기적으로 점검하세요. 가족과 친구를 자주 연락하고 만나세요. 매년 보건소에서 치매 조기 검진을 받으세요)을 잘 실천하면 치매 발병을 늦추고 일찍 발견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