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경부암 맞춤형 유전자 치료 시대 열릴까? "정밀의료 가능"
대한항암요법연구회, 국내 최대규모 35개 기관 협력 연구 발표
국내 연구진이 난치성 암종으로 꼽히는 전이성 두경부암에 유전자 맞춤 치료법 개발에 성공했다.
두경부암은 국내에서 연간 약 4000명의 환자가 발생하며, 전이나 재발할 경우 생존율이 낮은 대표적인 희귀 난치성 암으로 평가된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KCSG, 회장 장대영)는 최근 치료 선택지가 별로 없는 전이성 두경부암에서 암유전자 변이에 기반한 새로운 정밀의료 치료전략의 가능성을 성공적으로 제시했다고 밝혔다.
'TRIUMPH (KCSG-HN15-16) 연구'로 명명된 해당 임상은 전 세계적으로도 전이성 두경부암 분야에 최초로 수행된 대규모 유전자 기반의 우산형 임상연구로, 혁신성과 의학적 성과를 인정받아 미국 임상종양학회 공식 학술지 'Journal of Clinical Oncology'(임팩트팩터: 50.7)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우산형 임상시험이란, 유전자 기반의 표적항암치료를 동시에 시행하는 새로운 형태의 임상시험이다. 연구진은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을 통해 암유전자 변이를 분석하고 분자종양위원회(Molecular Tumor Board)를 개최해 해당 변이에 적합한 맞춤형 표적 치료를 진행했다.
이번 연구는 국내 35개 기관의 종양내과 의사가 참여해 병원간 협력으로 진행됐다. 이에 따라 2017년 10월에서 2020년 8월까지 국내에서 180명의 전이성 두경부암 환자가 등록됐다. 이들은 백금 기반 항암치료에 실패한 전이성 재발성 두경부 편평세포암 환자들이었다. 임상참가자들은 유전자 유형에 따라 5개의 치료군에 배정돼 치료를 받았다.
그 결과, 두경부암에서도 유전자 분석에 따른 정밀의료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병원간 임상시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항암신약에 대한 환자 접근성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정밀의료 체계를 수립해 새로운 치료에 대한 근거를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1저자인 서울대병원 김범석 교수는 “본 연구는 대표적인 희귀 난치암인 전이성 두경부암 환자들에게 세계 최초로 정밀의료 치료 시스템을 구축하고 실행해 치료적 기회를 제공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연구에서 구축한 전국 최대규모의 임상시험 네트워크와 치료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전 세계 전이성 두경부암 환자들에게도 더 나은 치료가 제공되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밝혔다. 해당 연구에는 충남대병원 윤환중 교수, 연세암병원 김혜련 교수, 연세대의대 김상우 교수 등이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한편 대한항암요법연구회는 국내 혈액종양내과 분과 전문의를 중심으로 설립된 국내 최고의 암연구회로, 암에 관한 국내외 다기관 임상시험을 수행하고 새로운 암 치료법의 개발에 기여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암정복추진연구개발 사업과제로 선정돼 보건복지부의 연구비 지원으로 이뤄졌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 데이터센터의 체계적인 모니터링과 헤링스의 통계지원, 트라이얼인포매틱스의 데이터 관리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