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원치 않았는데"...아빠된 男 우울증 2배 높아
첫 아이 때와 둘째 아이 때의 차이는 없어
전 세계적으로 모든 임신의 약 절반 정도는 의도하지 않은 임신으로 추정된다. 계획하거나 예상하지 않은 임신인 의도하지 않은 임신은 예비 부모 모두에게 다양한 감정적 반응과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정서 장애 저널(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의도하지 않은 출산을 경험한 남성은 산후에 정신 건강에 어려움을 겪을 위험이 훨씬 더 높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여러 개별 연구의 결과를 결합하고 분석하기 위해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을 실시했다. 여러 데이터베이스에서 영어로 발표된 관련 연구를 검색했다. 연구진은 8000명 이상의 아버지를 대상으로 한 23개의 다양한 연구를 조사했다. 연구들은 미국, 영국, 일본, 중국, 캐나다 등 다양한 문화적, 경제적 배경을 가진 여러 나라에서 이뤄졌다. 연구진은 ”체계적인 검토 및 메타 분석에는 자신의 관점에서 의도하지 않은 임신을 기록한 후 아버지의 정신 건강에 대해 보고한 전 세계 모든 논문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의도하지 않은 임신을 경험한 아버지는 계획된 임신을 한 아버지에 비해 정신 건강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두 배 이상 높았다. 정신 건강의 문제는 우울증, 불안, 스트레스, 심지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우울증은 이러한 상황에 처한 초보 아빠들에게 중요한 문제로 두드러졌다. 연구진은 의도하지 않은 출산을 한 남성의 경우 의도한 임신을 한 남성에 비해 산후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2배 이상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러한 효과는 산모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발견된 유사한 연관성보다 훨씬 더 강력했다.
특히 의도하지 않은 임신을 경험한 아버지는 산후 직후 뿐만아니라 출산 후 최대 1년 후에도 여전히 정신 건강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계획되지 않은 임신으로 인한 정서적 어려움이 오래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의도하지 않은 임신이 아버지의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국가의 경제적 지위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 및 중간 소득 국가에서는 고소득 국가에 비해 아버지의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더 뚜렷했다. 이는 경제적, 사회적 요인이 남성들이 계획되지 않은 부모가 되는 것에 반응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또 남성이 처음 아버지가 되든 이미 자녀가 있든 계획되지 않은 임신이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의도하지 않은 아버지가 되는 것이 정서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경험보다는 예상치 못한 사건의 성격과 더 관련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 저자이자 케언밀러 연구소의 강사이자 심리학자인 이모진 스미스는 ”첫 번째 아버지와 여러 자녀를 둔 아버지 모두 의도하지 않은 임신과 출산을 했을 때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똑같이 높다는 점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이 연구에서는 의도하지 않은 임신과 남성의 불안 또는 스트레스 사이에 유의미한 연관성을 찾지 못했지만, 이는 이러한 측면에 대한 데이터가 제한적이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계획되지 않은 임신의 맥락에서 아버지의 불안과 스트레스에 초점을 맞춘 연구는 소수에 불과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