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즙이 폐암 치료?...유튜브 폐암 정보 80%가 '위험'
조회수 1만 넘는 동영상 171건 분석...거짓 정보 영상은 78개
디지털 정보가 쏟아지는 시대지만 ‘건강’에 대한 정보만큼은 ‘진짜’를 가려낼 필요가 있다. 최근 국내 연구팀이 조회수 1만회가 넘는 유튜브 동영상 171개를 분석한 결과, 78개는 잘못된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식품으로 폐암을 막고 치료할 수 있다는 가짜 정보 등을 진짜인 것마냥 안내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강은교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의료 정보를 다루는 유튜버 영상의 80% 이상이 폐암에 대한 ‘위험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강 교수팀이 폐암 관련 유튜브 동영상을 분석한 결과, 평균 길이는 14.4분, 평균 조회 수는 16만7062회였다. 이 중 전문가가 찍은 영상 비율은 57.3%로 비전문가가 촬영한 영상(42.7%)보다 높았다.
전체 중 잘못된 정보를 담고 있는 영상은 78개(45.6%)로 절반에 가까웠고, 정확한 내용을 전달하는 영상보다 조회수가 더 높았다. 잘못된 정보를 전하는 영상의 평균 조회수는 20만8190회, 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영상은 13만2569회였다.
특히 전문가가 아닌 유튜버의 잘못된 정보 제공률은 74.0%로, 의사 등 전문가 유튜버(24.5%)보다 세 배나 높았다. 또 잘못된 정보 중 폐암에 대한 위험한 내용을 다룬 비율은 전문가와 비전문가 유튜버 간 차이가 없었다.
또 51개 영상은 치료와 예방법을 잘못 안내하고 있었다. 특정 식품이나 약만 먹어도 폐암을 완전히 예방·치료할 수 있다는 내용 등 증명되지 않은 정보를 담고있는 것이다. 일부 영상에서는 ‘연구에 따르면’이라는 문구와 함께 “채소, 과일, 산야초에는 수많은 암 억제 물질이 포함돼 이를 재료로 한 녹즙을 마시면 폐암을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는 언급도 있었다.
강 교수팀은 논문에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동영상에는 특정 식품을 섭취하거나 증명되지 않은 간단한 검사만으로도 폐암을 예방하고 치료한다는 등 다소 자극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다”며 “의료 전문가의 영상에서도 불필요한 검사를 권고하는 동영상도 많았다”며 고 말했다.
폐암은 폐에 비정상적인 암세포가 증식해 덩어리를 만드는 병으로, 국내 전체 암 발병률 중 2위, 사망률은 1위다. 폐암을 일으키는 가장 큰 요인은 흡연이며,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폐암에 걸릴 위험이 15~80배까지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대기 오염이나 석면, 크롬 등 화학물질에 자주 노출되는 환경도 폐암 발병에 영향을 준다.
폐암은 특이 증상이 없고 기침, 피 섞인 가래, 쉰소리 등 일반적인 감기 증상과 비슷해 무심코 넘기는 경우가 많다. 실제 폐암이 진행한 뒤 알아차리는 비율은 50%가 넘을 정도다. 평소 숨 찬 느낌이 있거나 2주 이상 기침을 한다면 '가짜' 정보를 안내하는 유튜브를 참고하기 보단 병원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