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바이러스 숙주…박쥐는 왜 암에 안 걸릴까?

암 관련 유전자가 다른 포유류에 비해 2배나 많아

박쥐는 암 관련 유전자가 다른 포유동물보다 2배나 많아 암에 잘 걸리지 않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바이러스 등 병원성 바이러스의 수원지인 박쥐는 암에 잘 걸리지 않는다. 그 놀라운 항암능력이 비밀이 밝혀지기 시작했다. 암 관련 유전자가 다른 포유동물에 비해 2배나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20일(현지시간) 《게놈 생물학과 진화(Genome Biology and Evolution)》에 발표된 미국 ‘콜드 스프링 하버 연구소’(CSHL)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보도한 내용이다.

박쥐는 포유동물 중에서도 특출하다. 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면역력이 강하고 수명이 길다. 또 암 발병률이 극히 낮다. 미국 뉴욕주 우드베리에 있는 생명과학연구소인 CSHL의 연구진은 그런 박쥐의 놀라운 항암력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연구했다.

연구진은 자메이카 과일박쥐와 메소아메리카 콧수염박쥐 두 종의 박쥐 게놈 서열을 분석했다. 그리고 이들 박쥐와 다른 포유동물의 게놈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박쥐의 DNA 복구 관련 단백질 6종과 암 억제 단백질 46종의 특이적인 적응을 발견했다. 특히 박쥐는 다른 포유동물에 비해 암 관련 유전자가 2배나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박쥐가 병원성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숙주 역할을 하는 이유는 바이러스의 공격을 이겨낼 수 있을 만큼 면역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이는 박쥐의 면역 관련 유전자 진화 속도가 급속히 이뤄지기 때문. 연구진은 같은 원리로 암을 회피하고 억제하는 슈퍼 면역력이 생기게 됐다고 봤다.

논문의 제1저자인 아르민 쉐벤 박사후연구원(정보생물학)은 “박쥐의 독특한 생물학적 특징에 대한 이번 연구는 인간의 노화와 암 같은 질병에 대한 이해와 치료로 전환 가능한 통찰력의 첫 단추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러스는 물론 암에도 강한 박쥐의 유전자 분석을 통해 다양한 질병과 노화를 예방할 수 있는 단서들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academic.oup.com/gbe/article/15/9/evad148/7259420?login=false)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닥터콘서트
    한건필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