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에 불임 유발 박테리아...英에서 사람도 감염 보고돼
감염된 개와 접촉한 영국인 2명 브루셀라 카니스에 감염돼
영국에서 개들만 걸리는 질병에 감염된 사람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The Independent)’는 《인간 동물 감염 및 위험 감시 그룹(Human Animal Infections and Risk Surveillance group)》의 보고서를 인용해 개에게 통증, 절름발이, 불임을 유발하는 박테리아 감염병인 브루셀라 카니스에 영국인 2명이 감염됐다고 보도했다.
보고서는 “2023년 7월 현재 영국에서 2건의 브루셀라 카니스 인체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며 “한 사례는 병원에 내원한 후 임상적 의심으로 확인됐다. 두 번째 사례는 임상 증상이 없었고 동물병원에서 근무한 사람으로 양성 개에 노출된 사람을 추적 관찰한 결과 확인됐다”고 밝혔다. 두 사례 모두에서 개들은 인간과 접촉할 때는 감염된 것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후 양성 판정을 받았다.
브루셀라 카니스는 감염된 동물의 체액 등을 통해 퍼지며 치료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염을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안락사뿐이다. 개에게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무기력증, 조기 노화, 허리 통증 등이 있지만 일부 개는 무증상인 경우도 있다. 영국에서의 감염 사례는 2020년 9건에서 올해 91건으로 급증하고 있다.
영국 공중보건안전국의 신종 감염 및 인수공통전염병 책임자 웬디 셰퍼드는 “브루셀라 카니스는 개가 옮기는 감염병으로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사람에게서 보고된 감염된 사례는 극히 적고 증상도 경미하지만 면역 체계가 약한 사람, 임신 중인 여성, 어린이는 더 심각한 증상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매우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수혈, 장기 이식 및 생식 조직과의 접촉을 통한 전염이 다른 브루셀라 종에서 보고됐다. 따라서 브루셀라 카니스의 인간 간 전염도 있을 수 있지만 아직까지 보고된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수혈을 통해 충분히 전염될 수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감염되면 발열, 두통,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뇌수막염, 패혈증, 관절염을 유발할 수 있다. 또 감염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으며 수년에 걸쳐 재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