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한 거 먹을 땐 좋았는데...정신은 '덜덜' 우울증 찾아와

인공 감미료 들어간 초 가공식품 섭취와 우울증 증가 연관성

햄버거, 피자, 칩, 초콜릿바 등 가공식품
인공 감미료가 들어간 가공식품을 많이 먹으면 우울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위적으로 달게 한 초 가공식품이 우울증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부속 매사추세츠종합병원 연구팀에 따르면 인공 감미료가 들어간 가공식품을 많이 섭취할 경우 우울증 위험이 50%까지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의 앤드류 챈 박사(소화기내과)는 “문제가 되는 식품은 수소화와 같은 산업 공정을 통해 크게 변형된 식품”이라고 밝혔다.

수소화(수소 원자 첨가)는 식품에서 발견되는 트랜스 지방의 양을 크게 증가시키는 화학적 제조 공정을 말한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트랜스 지방 섭취와 심장병 위험 증가 사이에는 연관성이 있다.

연구팀은 음식이 우울증 위험에 영향을 미친다는 다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가공식품이 우울증 위험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 조사했다. 초 가공 곡물 식품을 비롯해 달콤하거나 고소한 스낵 류, 즉석 식품, 디저트, 소스, 가공 유제품, 가공육, 음료 등이 대상이었다. 이런 식품에는 염료, 안정제 및 유화제와 같은 첨가제가 포함돼 있는 경우가 많다.

연구팀은 2003년에서 2017년 사이에 ‘간호사 건강 연구 II(Nurses’ Health Study II)’에 참여한 3만2000여명의 중년 여성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시작 시점에서 대상자들은 우울증이 없었다.

대상자의 95%는 42~62세 사이의 백인 여성이었다. 연구가 끝날 무렵, 2100여명이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연구 결과, 초 가공식품 소비에서 상위 20%에 드는 사람들은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5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음식이나 음료에 들어있는 인공 감미료 성분이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더 높은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4년 동안 하루에 최소 3인분의 초 가공식품 섭취량을 줄인 사람들은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낮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초 가공식품과 우울증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했지만 원인과 결과를 증명하지는 못했다”며 “하지만 하루에 먹는 가공식품이 많을수록 우울증 위험이 커진다”고 밝혔다.

챈 박사는 “음식이 어떻게 우울증 위험을 증가시키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한 메커니즘이 불분명하다”며 “하지만 초 가공식품은 만성 염증과 관련이 있으며 이는 우울증을 비롯한 여러 가지 잠재적인 건강 악영향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그는 “초 가공식품은 도한 장내 미생물을 교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미생물들은 뇌에서 활동하는 단백질을 대사하고 생산하는 역할을 통해 기분과 관련이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초 가공식품 섭취를 절제하는 것은 특히 정신 건강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이점을 줄 수 있는 생활방식의 변화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Consumption of Ultraprocessed Food and Risk of Depression)는 ‘미국의사협회지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실렸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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