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환자 5명 중 4명, 적절한 치료 못 받아"
생활 습관 개선과 함께 약물 요법으로 효과적으로 조절 가능
전 세계 성인 3명 중 1명이 고혈압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고혈압 환자 5명 중 4명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이 세계적으로 미치는 파괴적인 영향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가 처음으로 발표된 보고서에 담긴 내용이다. 19일부터 열린 제78차 유엔총회에서 발표된 이 보고서에 따르면 고혈압을 앓고 있는 사람의 수는 1990년에서 2019년 사이에 6억5000만 명에서 13억 명으로 두 배 증가했다.
특히 현재 전 세계 고혈압 환자 중 거의 절반 가까이는 자신의 상태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WHO는 고혈압과 그 합병증으로 전 세계적으로 환자, 의료 시스템, 국가 경제에 막대한 비용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나이가 많고 유전적 요인이 고혈압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지만, 고염식 섭취, 신체 활동 부족, 과도한 음주 등 조정 가능한 위험 요인도 고혈압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따라서 건강한 식단 섭취, 담배 끊기, 활동량 늘리기 등 생활 방식의 변화는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사무총장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박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고혈압은 간단하고 저렴한 약물 요법으로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지만, 고혈압 환자 5명 중 1명 정도만이 고혈압을 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WHO에 따르면 포괄적인 국가 고혈압 치료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 한국과 캐나다에서는 성인 고혈압 환자의 혈압 조절률이 50%를 넘어섰다. WHO는 고혈압 치료를 효과적으로 받는 인구가 한국과 캐나다와 같은 수준으로 증가하면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사망자 7600만 명, 뇌졸중 환자 1억 2000만 명, 심장마비 환자 7900만 명, 심부전 환자 1700만 명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WHO는 고혈압 예방 조치로 건강한 식단 섭취, 건강한 체중 유지, 술과 담배 피하기, 규칙적인 운동을 권고했다. 또 일일 나트륨 섭취량을 줄일 것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전 뉴욕 시장이자 WHO 비전염성 질병 및 부상 글로벌 홍보대사인 마이클 블룸버그는 “오늘날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심장마비와 뇌졸중은 저렴하고 안전하며 접근 가능한 의약품과 나트륨 감소와 같은 방법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트륨 섭취 권장량은 국가마다 다르지만 WHO는 하루 2000mg 미만을 권장한다. 하지만 현재 전 세계 평균 소금 섭취량은 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하루 나트륨 섭취량을 2300mg 미만으로 권장하는데 미국인들이 매일 평균적으로 섭취하는 나트륨 양은 3400mg 이상이다.
2013년에 194개 WHO 회원국 모두 2025년까지 나트륨 섭취량을 30% 줄이기로 약속했지만, 올해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포괄적인 나트륨 저감 정책을 시행한 국가는 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