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술꾼 뇌속 ‘이 물질’ 없애면…폭음 습관 뚝!
생쥐실험 “뇌에서 특정 신경펩타이드(CART) 제거하면 암컷 덜 마셔"
술을 많이 마시는 여성의 뇌에서 특정 신경펩타이드(CART)를 없애면 폭음하는 습관이 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멜버른대 플로리 신경과학정신건강연구소의 생쥐실험 결과에 따르면 생쥐의 뇌에서 특정 신경펩타이드(CART)를 제거하면 암컷은 술(알코올)을 훨씬 덜 마시는 반면, 수컷은 술을 더 많이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술에 단맛을 추가하면 암컷도 더 많이 마셨다.
신경펩타이드인 CART(코카인 및 암페타민 조절 전사체)는 인간 등 모든 생물종에 존재한다. 에너지 균형, 우울증, 불안, 음주 행동 등 보상 관련 행동과 관련이 있는 뇟속 화학물질이며 맛이 씁쓸하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리 워커 박사(불안장애·알코올장애 신경생물학)는 “이번 연구 결과는 여성의 폭음을 멈추게 돕는 치료법의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알코올의 맛은 알코올 선호도, 섭취량 및 사용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그동안 남성의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조사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연구팀은 남녀의 뇌가 어떻게 다른지 살펴본 결과 미각에 대한 반응에 차이가 있음을 알아냈다. 또한 생쥐에게 알코올을 마시게 훈련한 뒤 CART를 억제하는 효과를 연구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알코올 섭취로 매년 전 세계적으로 약 300만 명이 숨진다. 또 과음은 세계 질병부담(GDB, Global Disease Burden)의 5.1%를 차지한다. 특히 여성의 위험한 음주와 알코올 사용장애의 비율은 남성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질병부담은 특정 질병 때문에 고통받고 일찍 숨지게 돼 발생하는 손실을 종합 분석해 계량화한 지표다.
질병관리청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국내 19세 이상 성인 중 약 515만명이 고위험 음주자다. 한 번의 술자리에서 남성은 소주 7잔(맥주 5캔) 이상, 여성은 소주 5잔(맥주 3캔) 이상을 주 2회 이상 마시면 고위험 음주자로 분류한다. 최근 10년 동안 남성의 약 20%, 여성의 5~8%가 여기에 속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술을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한다.
연구팀은 앞으로 CART 신경펩타이드 시스템을 표적으로 삼는 방법을 찾으면 여성의 지나친 음주를 억제하는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 결과(Cocaine and amphetamine regulated transcript (CART) mediates sex differences in binge drinking through central taste circuits)는 국제학술지 ≪신경정신약리학 (Neuropsychopharmacology)≫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