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근육질환 '폼페병'에 신약 등장...환자 관리 변할까
2009년 허가받은 '마이오자임' 유일 치료 옵션...효율 개량한 신약 처방권 안착
"약물 흡수율을 높인 신약의 진입으로 '폼페병' 치료에도 변화를 맞게 됐다."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 신경과 신제영 교수는 18일 사노피의 폼페병 신약 '넥스비아자임(성분명 아발글루코시다제 알파)'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이 같은 전문가 의견을 밝혔다.
폼페병은 글리코겐 축적 질환으로, 근력이 감소하고 위축되며 호흡부전과 심근병증을 동반하는 희귀질환으로 알려졌다. 미국 및 유럽 지역에서는 인구 4만~5만명 당 1명 정도의 발병 빈도를 보이며, 국내에서는 아직 정확한 빈도가 나와있질 않은 상황이다.
신 교수는 "폼페병은 생후 1년을 기점으로 영아 발병형 폼페병(IOPD)과 후기 발병형 폼페병(LOPD)으로 구분된다"며 "두 질환은 발병시점에 따라 질병의 진행 양상도 달라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먼저 생후 1년 이전에 나타나는 영아 발병형 폼페병은 주로 심장 관련 질환과 치명적인 근육 손상을 동반하고 증상이 빠르게 악화되는 특징을 가진다. 치료받지 않는 경우 중증 심호흡 장애로 이어질 수 있어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1년 이후부터 증상이 발현되는 후기 발병형 폼페병은 60대 성인까지 나타날 수 있으며, 병의 진행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고 진단이 내려질 때까지 수 년이 걸릴 수 있다. 이 질환은 근육 약화를 비롯해 수면장애, 호흡곤란 등 삶의 질 저하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여기서 치료법은 효소대체요법이 유일하다. 넥스비아자임은 2006년에 최초 허가를 받은 '마이오자임'의 세포 내 약물 흡수율을 끌어올린 개량생물의약품으로 평가된다. 국내에서는 지난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는 최초로 개량생물의약품으로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이후 치료제의 임상적 혜택을 인정받아 허가 6개월 만인 올해 9월 1일부터 보험급여를 적용받게 됐다. 적응증에 따르면, 임상증상과 효소분석 등으로 영아 발병형 폼페병 및 후기 발병형 폼페병으로 새로 진단된 환자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또한 기존 치료제인 마이오자임 투여 시 효과가 없거나 이상반응으로 투약을 지속할 수 없어 교체투여(스위칭)가 필요한 경우에 보험급여가 적용된다.
신 교수는 "넥스비아자임은 치료 효소의 세포침투에 필요한 만노스6-인산(M6P) 리간드를 마이오자임에 비해 15배 증가시킴으로써 세포 내 약물 흡수를 극대화 한 차세대 폼페병 치료제"라며 "3상 임상인 COMET 연구를 통해 해당 환자들의 호흡, 보행, 근력, 삶의 질에서 임상적 유의성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후기 발병형 폼페병은 삶의 질이 저하되고 결국 수명 단축을 초래하기 때문에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며 "이번 급여 등재를 통해 국내 환자들이 개선된 치료제로 적극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폼페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결과 넥스비아자임의 치료 효과는 두드러졌다. COMET 및 MINI-COMET 연구를 분석한 결과, 약물 치료를 받은 환자군에서는 기존 마이오자임 대비 노력성 폐활량을 2.43% 증가시키고, 치료 97주차까지 효과가 안정되게 이어졌다.
더불어 6분 걷기 시험에서 마이오자임과 비교해 평균 거리가 30m(4.71%)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근력 또는 근육 기능, 건강 관련 삶의 질 등을 포함한 2차 목표점도 유의하게 개선시켰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이범희 교수는 "영아 발병형 폼페병은 심할 경우 1년 내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이지만, 조기 치료를 시행하면 일상생활도 충분히 가능할 수 있다"며 "임상에서 효소대체요법이 생존 연장 및 심비대 감소, 심근, 골격근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밝혀졌고, 영아·조기 발병형 폼페병 환자들 중 보행이 가능한 환자들도 보고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넥스비아자임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혁신치료제 지정을 받은 이후 2021년 8월 첫 허가를 획득했고, 2022년 6월 유럽의약품청(EMA) 승인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