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항원진단 성능 100배 향상, “이제 독감 20분 만에 판별”
광주과학기술원 연구팀, 분자진단 검사 대체할 기술 개발
코로나19에 이어 독감의 유행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기존의 인플루엔자 신속항원진단키트보다 항원 검출 감도가 최소 100배 향상된 기술을 개발했다. 상용화될 경우 전파력이 높은 호흡기바이러스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확산에 더욱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화학과 김민곤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검사방법은 높은 정확성과 특이성이 특징이다. 바이러스 감염 여부는 20분만에 확인할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항원진단 기술에 기반한 것이다. 현재 검사에 표준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는 분자진단 검사 방식과는 다르다. 분자진단 검사는 세포 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분자 수준의 변화를 수치나 영상을 통해 검출하는 방법으로, 정확도는 높지만 분석 결과가 나오기까지 평균 6시간이 걸린다.
반면 항원진단 기술은 자가진단키트에 주로 사용될 정도로 누구나 쉽게 쓸 수 있고 결과도 20분 이내 확인할 수 있지만,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속도는 유지하는 대신 정확도를 높이는 기술을 개발하고자 했다. 연구팀은 금나노막대와 형광 발광체의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하면 두 물질 사이 상호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형광물질 상호작용 현상'을 항원진단 기술에 적용하기 위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항원에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항체를 형광 발광체에 고정했다. 그 결과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바이러스 진단제품에 비해 감도가 100배 이상 향상된 고감도 검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시료 주입 후 20분 내 바이러스 항원을 검출했으며 다수의 양성 환자 샘플에 테스트했을 때 정확도는 100%였다.
김민곤 교수는 “이번 연구로 분자진단 기술과 비슷한 수준의 정확성을 가지면서도 검사 속도가 훨씬 빠른 신속항원진단 기술을 개발했다”며 “향후 다양한 바이러스를 검출하는 센서 개발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ACS Nano》에 지난 8월 18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