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과일’ 같이 먹는 중년 부부...“애정이 다시 샘솟네”

[권순일의 헬스리서치]

석류와 석류주스
'미녀의 과일'로 불리는 석류는 남성 건강 증진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십수 년 전 한 석류 음료의 CM 송 가사 내용대로 석류는 여성들에게 좋은 과일로 알려져 있다. 동, 서양을 대표하는 미인으로 손꼽히는 중국의 양귀비와 이집트의 클레오파트라가 자주 섭취한 과일로도 유명하다.

이는 과학적으로도 근거가 있다. 연구에 따르면 석류는 주름을 막고, 피부를 탄력 있게 하는 효능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세포 손상을 줄여 노화를 늦추는 효과도 있으니 ‘석류는 미녀의 과일’이라는 말이 나올 법하다.

그런데 석류가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에게도 여러 모로 좋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석류주스(석류 즙)가 고환암 환자의 재발과 암세포가 다른 곳으로 퍼지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석류 껍질로 만든 연고가 초강력 천연 항생제로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발기부전이 있는 남성에게도 효과가 있었다. 100% 석류주스를 매일 8온스(약 237㎖)씩 섭취한 발기부전 환자들은 마시지 않는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증세의 호전 가능성이 5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에게 모두 좋은 석류. 9~12월이 제철인 석류는 단단하고 노르스름한 껍질이 감싸고 있으며, 과육 속에는 많은 종자가 있다. 먹을 수 있는 부분이 약 20%인데, 과육은 새콤달콤한 맛이 나고 껍질은 약으로 쓴다. 제철을 맞은 석류의 건강 효과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올 가을에는 부부가 나란히 석류를 먹으면서 건강을 다지면 어떨까.

|영양소 풍부|

전반적으로 석류는 칼로리와 지방이 낮지만 섬유질, 비타민, 미네랄은 풍부하다. 평균적인 크기의 석류 한 개에는 다음과 같은 영양소가 들어있다. △칼로리: 234 △단백질: 4.7g △지방: 3.3g △탄수화물: 52g △섬유질: 11.3g △비타민C: 하루 권장 섭취량의 32% △엽산: 하루 권장 섭취량의 27% △마그네슘: 하루 권장 섭취량의 8% △인: 하루 권장 섭취량의 8% △칼륨: 하루 권장 섭취량의 13%.

|항산화제가 많아|

항산화제(산화 방지제)는 활성 산소에 의한 손상으로부터 신체의 세포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되는 화합물이다. 석류에는 이런 항산화제가 많이 들어있다. 많은 양의 활성 산소는 해로울 수 있고 여러 만성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석류는 항산화제와 푸니칼라진, 안토시아닌, 가수 분해성 탄닌을 포함한 폴리페놀 화합물이 풍부하다. 석류와 같은 과일로부터 항산화 물질을 얻는 것은 전반적인 건강을 유지하고 질병을 예방하는 좋은 방법이다.

|염증 억제에 도움|

만성 염증은 심장병, 제2형 당뇨병, 암을 포함한 여러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석류를 먹으면 이런 질병과 연관성이 있는 염증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것은 주로 항산화제와 항염증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진 푸니칼라진이라고 불리는 화합물에 기인한다. 연구에 따르면 석류주스를 섭취하는 것이 염증의 특정 표지를 줄일 수 있다.

|항암 물질 함유|

연구에 따르면 석류 속 화합물은 항암 성분을 갖고 있다. 동물 실험에서 석류가 간암 초기 단계에서 종양의 성장을 지연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류 추출물이 전립선암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심장 건강 증진|

석류처럼 폴리페놀 화합물이 풍부한 과일은 심장 건강에 좋은 이점이 있다. 이런 화합물은 혈압을 낮추고, 플라크 형성과 가슴 통증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석류주스를 마시면 가슴 통증 발생 빈도와 중증도가 감소하며 심장 건강에 보호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특정 생체 표지자가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비뇨기 건강 개선|

연구에 따르면 석류 추출물이 신장 결석의 형성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2014년 나온 한 연구에 따르면 석류 추출물이 재발 성 신장 결석이 있는 사람들의 결석 형성과 관련된 메커니즘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동물 연구에서 석류 추출물이 신장 결석의 일반적인 구성 성분인 옥살산염, 칼슘, 인산염의 혈중 농도를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항균 효능|

석류에는 잠재적으로 해로운 박테리아, 곰팡이, 효모를 물리치는 데 도움을 주는 화합물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석류 화합물은 입 냄새와 충치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세균의 성장을 줄임으로써 구강 건강을 보호할 수 있다.

|관절염 완화|

석류는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이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석류에는 염증과 싸우는 성분이 풍부하다. 따라서 석류를 먹으면 관절의 부기 또는 통증을 줄이는 게 수월해진다.

|뇌 건강 향상|

석류에는 엘라지탄닌이라고 불리는 항산화제가 들어 있는데 이것은 몸속의 염증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몇몇 연구에 따르면 엘라지탄닌이 산화 적 손상을 줄이고 뇌 세포의 생존을 증가시킴으로써 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으로부터 뇌를 보호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엘라지탄닌은 유로리틴 A라는 장에 있는 화합물을 생성하는데 유로리틴 A는 뇌의 염증을 줄이고 인지 질환의 발병을 지연시키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화기 건강 지지|

석류를 먹으면 건강의 여러 측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장내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 체계)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석류는 유익한 내장 박테리아의 수준을 증가시킬 수 있고, 이것은 석류가 프리바이오틱스 효과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프리바이오틱스는 장에 유익한 박테리아의 연료 역할을 하고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더 건강하게 유지되도록 지원한다. 또한 석류의 씨앗을 둘러싸고 있는 가종피(arils)에는 섬유질이 풍부한데, 이것은 소화 건강에 필수적이고 일부 소화 질환으로부터 보호해줄 수도 있다.

|운동 지구력 개선|

석류에 들어있는 폴리페놀은 운동 지구력을 증가시킬 수 있다. 작은 규모의 한 연구에 따르면 석류 추출물이 체력 소모 시간을 늘리고 사이클 선수들의 경기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나타났다. 다른 연구에서는 석류 보충제가 지구력과 근육 회복 모두를 향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부작용은?

석류는 커다란 부작용이 없이 대체로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개인 별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우선 석류주스를 선택할 때는 당분이 첨가되지 않은 100% 주스를 선택해야 한다. 당분 함량이 꽤 되기 때문에 당뇨가 있고, 자주 섭취할 것이라면 의사의 조언을 따라야 한다.

설사와 같은 부작용도 있을 수 있고 임산부는 추출물을 먹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껍질로 만든 추출물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연구에 의하면 석류의 뿌리, 줄기, 껍질에는 유해할 수 있는 물질이 함유돼 있어 이를 섭취하는 것은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

석류 즙은 산도가 상당히 높아 식도 점막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역류성 식도염과 같은 위장 장래를 갖고 있다면 섭취에 유의해야 한다. 드문 경우지만 석류 씨를 한꺼번에 너무 많이 섭취했을 때 소장 폐색증이 발생할 수 있다.

석류 씨에는 섬유질이 풍부하다. 그런데 섬유질이 풍부한 식품을 과다 섭취할 경우 가스로 인해 소화불량, 설사, 복부 팽만과 같은 소화기 장애가 생길 수 있으며, 과도한 섬유질이 공처럼 뭉쳐 장 폐색을 유도할 수 있다.

석류에 알레르기가 있으면 부종, 가려움증,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혈압 약, 스타틴계 콜레스테롤 저하제 등의 약물과 상호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섭취 전 의사와 상담을 하는 게 좋다. 또한 석류는 혈액 응고를 늦추는 역할 때문에 혈액 응고 장애가 있거나 수술 전후일 경우 자제하는 게 좋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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