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의료진과 연계해 ‘블루오션’ 공략 나선 K-바이오 기업들
해외 병원과 MOU 및 공급계약 체결한 라이프시맨틱스, 룰루랩 등
국내 바이오 및 헬스케어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헬스케어 신흥 블루오션으로 평가받는 동남아시아 시장 진입에 성공한 기업들의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현지 병원과의 연계를 통해 파악한 소비자 니즈를 솔루션에 반영하는 방식이 향후 다른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는 기업들의 핵심 전략 중 하나로 여겨지는 것이다.
디지털헬스 전문 기업 라이프시맨틱스는 지난 3월 태국 상급종합병원 ‘라마9병원’과 비대면 진료 플랫폼 ‘닥터콜’의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를 바탕으로 라이프시맨틱스는 지난달 ‘닥터콜 타이’를 선보이며 적극적인 태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닥터콜 타이에는 태국 현지 의료진과 환자의 편의를 고려한 요소가 반영됐다. 특히 태국 내 메신저 점유율이 90%에 육박하는 메신저 라인(LINE)과 연동돼 별도 앱 설치 없이 예약, 진료, 결제, 고객상담을 제공한다는 점 등이 ‘DHTC 방콕 2023’에서 현지 의료기관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인공지능(AI) 기반 뷰티·헬스케어 기업 룰루랩도 베트남 현지 의료기관과의 협력관계를 적극 이용했다. 룰루랩은 지난 7월 베트남 하노이의대병원에 피부 의료 AI 플랫폼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는 뷰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정작 종합병원 산하 피부과 말고는 정식 인가된 클리닉이 극히 드문 베트남 현지의 특성을 고려한 것이다. 룰루랩은 하노이의대 산하 의료기관을 시작으로 3년 내 100개 이상의 의료기관에 자사 피부 의료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지난 4일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에서 국내 바이오 기업의 해외진출을 위한 맞춤형 지원 대책을 마련한다고 발표했다. 의료기기, 디지털헬스케어 등 국내 유망기업을 대상으로 시장조사, 현지 출장, 거래선 발굴 등을 지원하겠다는 것.
또한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국 무역관에 ‘K-바이오데스크’를 설치해 현지에서 발생하는 국내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정부차원에서 해소하고 수출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기업들의 다양한 전략과 정부의 지원이 성공적으로 맞물리면 국내 바이오업계의 해외 진출이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