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짝지근 '하이볼'...이렇게 맛있는 술이 더 폭력적?
MZ세대 하이볼 인기...현명하게 마시는 법
최근 'MZ세대(20·30세대)' 사이 하이볼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하이볼은 위스키에 가당 탄산수를 희석해 만든 술을 말한다. 어떤 위스키, 탄산수를 쓰느냐에 따라 다양한 레시피를 만들 수 있고 저렴한 위스키를 가지고도 쉽게 만들 수 있어 '다양성'과 '가성비'를 추구하는 MZ들의 취향을 저격했다.
하이볼의 인기는 코로나19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팬데믹 기간동안 늘어난 '홈술족'과 '혼술족'이 하이볼을 즐기면서 집에서 만들어 먹는 하이볼의 종류가 입소문을 타기도 했고, 지속적으로 그 선호도는 증가 추세다. 특별한 맛과 경험, 스토리를 추구하는 MZ의 심리가 더해진 것으로 직접 만든 하이볼은 홈테일의 대표격이 됐다. 그러나 일각에서 하이볼이 건강에 오히려 독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이볼 도수 40%, 탄산수 섞으면 흡수 빨리돼
하이볼에 사용되는 위스키의 알코올 도수는 40%지만 탄산수가 섞이면서 총 도수는 10~15%로 내려간다. 해당 도수는 체내 가장 빨리 흡수되는 농도로 숙취를 가속해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또 낮아진 알코올 도수는 과음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하이볼은 술을 잘 못하는 사람들의 대안이 되기도 한다. 술의 쓴맛과 향이 적고 단맛이 강해 술보단 음료 같기 때문이다. 이는 탄산수에 액상과당 함유돼서인데 단순당보다 체내 흡수가 빨라 혈당을 빠르게 올려 과음과 과식을 부른다. 체지방 전환도 더 잘돼 간이나 복부에 중성지방으로 쌓여 지방간이나 동맥경화, 비만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술과 함께 고칼로리 안주를 같이 먹게 되는 것 역시 문제로 꼽힌다. 하이볼은 가라아게(닭튀김), 오코노미야키(일본식 전), 각종 꼬치 등 기름진 음식과 같이 먹곤 한다. 술과 함께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으면 체내 요산 수치가 올라 통풍에 취약할 수 있다.
하이볼에 에너지 음료 섞어 마시면, 폭력성 위험
하이볼에 에너지 음료를 넣어 마시는 사람들도 있다. 주의해야 할 점은 이런 사람들이 더 공격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팰로앨토대 심리학과 아미 하스 교수팀이 25세 이하 성인에서 술과 에너지음료를 섞어 마시는 것이 공격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한 결과, 에너지음료 하이볼을 즐기는 사람은 단순 술만 마시는 사람보다 공격적일 가능성이 높았다.
에너지음료 하이볼을 즐기는 사람은 술만 마시는 사람보다 싸울 가능성이 최대 6배, 성적 가해를 할 확률도 2배 높았다. 이들은 하이볼이 아닌 술만 마실 때도 유사하게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술 종류의 문제라기보다, 알코올을 마셨을 때 폭력성이 올라가는 사람이 에너지음료 하이볼을 즐길 가능성이 컸다. 에너지음료를 술에 넣으면 술의 진정 효과가 사라지고, 폭력에 대한 억제력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더욱이 에너지음료를 넣은 하이볼은 건강에도 부정적이다. 콜라의 2배가 넘는 카페인 때문이다. 보통 에너지음료에는 1L당 80mg의 카페인이 함유돼 있다. 높은 설탕량과 카페인으로 비만, 심장질환 등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각성제인 카페인과 억제제인 알코올이 섞이면 여러 가지 위험 요소가 증가하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하이볼 양 조절, 액상과당 줄여서 현명하게 마시기
하이볼도 술이기에 결국 양을 조절하는 것이 관건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하루 알코올 섭취 권장량은 남자 40g, 여자 20g 이하다. 위스키로 따지면 남성은 120㎖, 여성은 60㎖ 안팎으로 1샷(60㎖)을 넣는 하이볼 기준 남성은 하이볼 2잔, 여성은 1잔이 적정량이다.
탄산수에 포함된 액상과당을 줄이거나 없애는 것도 방법이다. 단맛은 중독성이 강해 과음을 부르기 쉽다. 무가당 탄산수를 섞어 조절하는 등 당도는 줄이되 레몬으로 산도를 올려 입을 개운하게 유지해 입맛을 줄이는 것도 대안이다.
칼로리가 높은 기름진 안주를 지양하고 저지방 고단백 음식으로 눈길을 돌리는 것도 좋다. 대표적으로 저염 치즈나 견과류, 마른오징어가 있고, 육류로는 구운 치킨, 수육, 생선회가 적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