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늦게까지 깨어있는 습관...당뇨 위험 높인다, 왜?
낮에 근무하는 올빼미족일수록 위험 더 커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하는 전통적인 근무 체제가 깨지면서 늦게까지 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이른바 ’올빼미족‘도 급증하고 있다. 사람마다 잠이 잘 오는 시간대가 다를 수 있다. 이를 크로노타입(chronotype)이라고 한다. 올빼미족은 크로노타입의 한 유형이다.
그런데 ⟪내과학회지(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올빼미족이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브리검 여성 병원의 연구진은 2009~2017년 간호사 건강 연구 II에 참여한 여성 간호사 6만3676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간호사 건강 연구 II는 여성의 주요 만성 질환 위험 요인에 대한 조사로 참가자들을 정기적으로 추적 관찰하고 건강 및 생활 습관 요인을 반복적으로 평가한다. 조사에는 간호사들이 스스로 평가한 크로노타입(자신을 저녁형 또는 아침형이라고 인식하는 정도), 식단의 질, 체중 및 체질량 지수, 수면 시간, 흡연 행동, 알코올 사용, 신체 활동 및 당뇨병 가족력 등이 포함된다.
분석 결과 참가자의 약 11%는 ’확실한 저녁형‘ 크로노타입을, 약 35%는 ’확실한 아침형‘ 크로노타입을 가지고 있다고 스스로를 평가했다. 나머지 약 절반은 ’중간형‘이라 평가했다. 이는 아침형과 저녁형 중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거나 어느 한 쪽에 약간 더 가깝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장 건강하지 않은 생활 습관을 가진 참가자 중 25%는 저녁형 크로노타입이었다. 반면 가장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참가자 중 저녁형 크로노타입인 참가자는 6%에 불과했다.
또 저녁형 크로노타입을 가진 사람들은 더 많은 양의 술을 마시고, 질 낮은 음식을 섭취하며, 하루 수면 시간이 적고, 흡연을 하고 있었다. 체중, BMI, 신체 활동량도 건강에 좋지 않은 범위에 속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 중 간호사들이 스스로 평가한 크로노타입과 간호사들의 당뇨병 상태를 비교한 결과, 생활 습관 요인을 배제한 상태에서 저녁형 크로노타입 참가자의 당뇨병 위험은 72%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 습관 요인을 반영했을 때는 저녁형 크로노타입 참가자의 당뇨병 위험은 19%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건강에 해로운 생활 습관을 배제했을 때 크로노타입과 당뇨병 위험 사이의 연관성은 감소했다”며 “이는 생활 습관 요인이 둘 사이의 연관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또 야간 근무를 하는 간호사가 아닌 주간 근무를 하는 간호사들에게서만 저녁 시간대 크로노타입과 당뇨병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크로노타입이 근무 시간과 일치하지 않을 때 제2형 당뇨병 위험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는 개인화된 근무 스케줄링이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크로노 타입 또는 일주기 선호도는 사람이 선호하는 수면 및 깨어있는 시간을 의미하며 부분적으로 유전적으로 결정되므로 변경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따라서 자신이 “밤 올빼미‘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저녁형 크로노타입이 제2형 당뇨병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생활 방식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연구는 몇 가지 한계가 있다. 간호사 건강 연구가 주로 백인 여성 간호사로 구성돼 연구에서 발견된 결과가 인구 전체에 걸쳐 일관되게 나타나는지 확인하려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 또 연구 결과는 인과관계가 아닌 연관성을 밝힌 것이다. 따라서 건강에 해로운 습관, 당뇨병 위험 등 다른 요인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