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혈로 뇌출혈이 전염될 수 있다?
헌혈자의 0.1%인 특정 심혈관 환자의 혈액 받으면 2배 이상 위험
발생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수혈을 통해 뇌출혈을 유발하는 무언가가 전염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2일(현지시간)《미국의학협회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 발표된 유럽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보도한 내용이다.
대뇌 아밀로이드 혈관병증(CAA)은 대뇌의 작은 혈관을 따라 악성단백질인 아밀로이드가 축적되는 질환이다. 치매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질환이다. CAA는 신경외과적 수술이나 특정 유형의 성장 호르몬을 사용한 치료를 통해 한 개인에서 다른 개인으로 옮겨질 수 있다는 이전 연구가 있었다.
스웨덴, 덴마크, 벨기에 연구진의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나중에 뇌출혈이 재발한 헌혈자로부터 수혈을 받은 환자가 뇌출혈을 겪을 위험이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이러한 자발성 뇌출혈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이 수혈을 통해 전파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그러나 연구에 참여한 헌혈자 중 0.1%만이 나중에 뇌출혈이 재발했기 때문에 영향을 받은 환자는 소수에 불과하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연구진의 일원인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의 구스타프 에드그렌 교수는 “수혈을 통해 전염된 바이러스로 인해 뇌출혈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다만 “수혈은 비교적 흔한 일이기 때문에 수혈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정확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1970년대 이후 헌혈자와 수혈을 받은 환자 100만 명 이상의 데이터가 담긴 스웨덴-덴마크 수혈 데이터베이스(SCANDAT) 분석을 통해 이 같은 통계를 추출했다. 연구진은 CAA가 개인 간에 전염될 수 있음을 뒷받침한 점이 이 연구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논문의 제1저자인 카롤린스카의대의 자오징청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이 아니므로 관찰된 위험 증가는 다른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연구 결과를 확인하고 잠재적인 근본 메커니즘을 이해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를 위해 덴마크 헌혈자 연구 바이오뱅크의 샘플을 검사해 CAA와 관련된 비정상적인 단백질을 식별할 수 있는지를 추가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CAA가 전염된 경우의 헌혈자와 수혈자의 컴퓨터단층촬영(CT) 및 자기공명영상(MRI) 자료를 분석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추적할 계획이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jamanetwork.com/journals/jama/article-abstract/2809417)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