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래 색으로 폐 질환 진행 정도 알 수 있다"
가래 색이 갈색으로 짙어질수록 사망 위험 커져
천식, 만성 폐쇄성 폐질환과 함께 3대 만성 염증성 기도 질환 중 하나는 기관지 확장증이다. 유럽, 북미, 영국, 미국에서 인구 10만 명당 67~566명이 앓고 있는 기관지 확장증은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이 없는 장기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중년기까지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도의 뉴스사이트 ‘힌두스탄 타임즈(hindustantimes.com)’에 따르면 기관지 확장증 환자의 증상 정도를 환자가 매일 뱉는 가래의 색으로 알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유럽 호흡기 학괴 국제회의에서 발표된 이 방법이 실제 치료에 적용되면 환자의 증상 정도를 조기에 파악해 치료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했다.
영국 던디대 연구진은 기관지 확장증 환자의 4분의 3이 매일 가래가 섞인 기침을 한다는 점에 착안해 유럽의 기관지 확장증 등록기관인 EMBARC에 등록된 환자 1만9324명 중 1만3484명의 가래 색을 조사했다.
가래는 4가지 수준으로 분류됐다. 맑고 거품이 있으며 회색을 띠는 점액성, 크림 같은 노란색을 띠기 시작하는 점액 화농성, 진한 노란색이나 녹색으로 어두워지고 질감이 두꺼워지는 화농성, 짙은 녹색이 갈색으로 변하고 때로는 피 줄무늬가 있는 중증 화농성 등이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최대 5년 동안 환자를 추적 관찰하며 기관지 확장증의 악화 횟수, 중증도와 이에 따른 사망자 수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환자의 40%(5541명)는 점액성 가래를, 또 다른 40%(5380명)는 점액성 화농성 가래를, 18%(2486명)는 화농성 가래를, 1%(177명)는 중증 화농성 가래를 뱉었다. 환자들은 화농성 가래를 많이 뱉을수록 기관지 확장증의 증상이 악화되거나 입원, 사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래 화농성이 1포인트 증가할 때마다 사망 위험은 12% 증가했다.
연구를 이끈 메간 크리튼 박사는 “환자의 흉부가 감염되면 가래의 색이 어두워지는데 이러한 색 변화는 염증 세포에서 방출되는 골수과산화효소(MPO)라는 단백질로 인해 발생한다. 따라서 가래의 색을 염증의 바이오마커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래 색을 보고 환자 스스로가 자신의 상태를 통제할 수 있다면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포르투갈 코임브라대 의과대의 카를로스 로발로 코르데이로 학장은 “이 연구 결과는 의사와 환자에게 쉽고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증상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다”며 “가래 색의 변화로 환자의 증상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 증상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