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 '이 자세'로 측정해야 정확
누워있을 때 측정한 혈압 수치가 뇌졸중 등을 더 정확하게 예측
병원 침대에 누워있어만 하는 환자가 아니라면 혈압 측정은 앉아서 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건강한 사람이라도 침대에 누운 상태에서 혈압을 측정해야 할지 모른다. 누워있을 때 혈압을 측정하는 것이 앉아있을 때 측정하는 것보다 더 정확한 수치를 얻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미국 ‘폭스 뉴스(FOX NEWS)’에 따르면 혈압을 측정할 때 누워서 측정하면 더 정확한 수치를 얻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지난주 열린 미국심장협회(AHA)의 고혈압 과학 세션 2023에서 발표됐다. 연구에 따르면 고혈압 환자의 경우 앉아있을 때에 비해 누워있을 때 측정한 혈압 수치가 뇌졸중, 심장 문제, 사망을 더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버드 의대 부교수인 스티븐 주라 섹 박사와 동료들은 누운 자세와 앉은 자세에서 혈압을 측정한 ‘지역사회 죽상동맥경화증 위험 연구’ 참가자 1만1369명의 혈압 수치를 분석했다. 25~28년 동안 추적 관찰된 참가자들의 평균 연령은 54세였다. 이전에 심장 문제나 뇌졸중이 있는 사람들은 분석에서 제외됐다.
분석 결과 앉아있을 때는 혈압이 정상이고 누워있을 때만 혈압이 높은 사람은 앉아있을 때와 누워있을 때 모두 혈압이 정상인 사람에 비해 관상동맥 심장 질환 발병 위험이 53%, 심부전 위험이 51%, 뇌졸중 위험이 62%,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이 34% 더 높았다.
주라 섹 박사는 “이 연구 결과는 의사가 앉은 자세로만 환자의 혈압을 측정할 경우 고혈압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이 발견이 의사가 환자를 더 잘 식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대 랭곤 메디컬 센터의 임상 교수인 마크 시겔 박사는 “이번 연구가 수년에 걸쳐 잘 수행된 연구로 보인다”며 “밤에 혈압을 측정하는 것이 심장병 및 뇌졸중과 관련이 있다는 이전 연구가 있었는데 이번 연구는 같은 아이디어를 확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시겔 박사는 “앉거나 서 있을 때 중력이 혈압을 낮춰 혈압 측정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며 “누워있는 것이 실제 혈압과 더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연구는 더 많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예비 연구 결과로 동료 리뷰 의학 저널에 발표되지 않은 이 연구는 혈압 측정 전 환자가 약 20분 동안만 누워있었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주라 섹 박사는 “누워있는 환자들의 혈압 수치가 더 정확한 것은 누워있는 동안 사람들이 더 이완되고, 자세에 따라 체액 분포가 달라지는 등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