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까지 건드려...거리-간접흡연이 더 나쁜 이유?
발암 물질-유해 물질...필터 거치지 않은 간접흡연 연기에 더 많아
요즘 거리 흡연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바람 부는 날 앞서가던 사람이 담배를 피우면 최악이다. 매캐한 담배 연기가 뒷사람의 얼굴로 쏟아진다. 남이 피우는 담배 연기를 흡입하는 간접흡연은 직접 흡연보다 건강에 더 나쁘다. 폐암 뿐만 아니라 췌장암 위험까지 크게 높아진다. 이유가 무엇일까?
남이 피운 담배 연기가 더 최악... 필터 거치지 않아 발암 물질 더 많아
간접흡연은 '원치 않는 강제적 흡연'이다. 주류연(흡연자가 흡입한 뒤 내뿜는 연기)과 부류연(불이 붙은 곳에서 필터를 거치지 않은 담배 연기)에 의해 일어난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남이 피우는 담배 연기를 흡입하는 사람은 발암 물질과 유해 화학물질의 농도가 더 높은 ‘노 필터 연기’(부류연)에 주로 노출된다. 간접흡연에 노출되는 사람은 주로 여성과 어린이라는 통계가 있다. 과거 집안에서 자유롭게 담배를 피우던 시절, 이들은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비흡연자가 90% 이상, 여성 폐암... 한해 신규 환자 1만명 육박, 왜?
해마다 여성 폐암 환자가 급속히 늘고 있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0년에만 신규 여성 폐암 환자가 9292명으로 곧 1만 명에 육박할 기세다. 물론 흡연자가 많은 남성 환자(1만 9657명)가 더 많다. 여성 폐암 환자는 비흡연자가 90% 이상이라는 통계와 함께 간접흡연, 요리 연기, 대기 오염 등 여러 원인이 거론되고 있다. 여성 환자들이 고령인 점을 감안하면 과거 집안에서도 자유롭게 피웠던 간접흡연의 영향이 누적되어 발병했다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간접흡연으로 췌장암까지... 담배는 가장 중요한 췌장암 위험 인자
담배 연기 속의 여러 발암 물질들은 후두, 식도, 폐 뿐만 아니라 핏속에 스며들어 몸 곳곳을 돌아다니며 위암, 췌장암, 방광암, 자궁경부암 등 많은 장기에 암을 일으킨다. 특히 흡연자의 췌장암 위험도는 최대 5배다. 담배는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중요한 췌장암 위험 인자다. 췌장암의 3분의 1 가량이 흡연으로 인한 것이다(국가암정보센터 자료). 직접 흡연보다 더 나쁜 간접흡연을 장기간 지속적으로 하면 췌장암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흡연자에 부탁 하나... “주위에 사람 있으면 피우지 마세요”
담배를 끊어도 10년 이상이 지나야 췌장암에 걸릴 위험이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만큼 낮아진다. 하루에 한 개비의 담배만 피워도 돌연사 위험을 높이는 관상동맥질환과 뇌졸중 위험이 증가한다. 다시 강조하면 직접 흡연보다 더 나쁜 것이 간접흡연이다. 거리에서 앞 사람이 피운 담배 연기가 우리 아이의 얼굴에 쏟아지는 경우가 있다. 흡연자에게 부탁하고 싶다. “주위에 사람 있으면 담배 피우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