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만 마시면 더부룩 답답… 나도 혹시 ‘유당 불내증’?
학창시절 우유 급식도 못할 정도로 우유만 마시면 속이 더부룩하고 가스가 차는 사람들이 있다. 계속 마시다 보면 언젠가 우유도 잘 소화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더부룩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우유를 끊었다가 오랜만에 마시면 소화불량에 설사까지 해서 힘들다면, 그건 정말 ‘유당 불내증’일 가능성이 높다. 우유나 유제품 먹기 겁나는 ‘유당 불내증’에 대해 알아본다.
◆ 한국인 70% 이상이 유당 불내증
우유나 유제품에 들어있는 유당을 소화하지 못하는 것을 ‘유당 불내증’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유당 불내증이라고 해서 무조건 유제품을 못 먹는 것은 아니다. 유당 불내증에도 단계가 있다. 미국국립보건원에 따르면, 전 세계 65%의 사람들이 유제품을 먹으면 배앓이를 한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한국 사람은 70% 이상이 유당 불내증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유당 불내증이 있다고 해서 모두 동일한 증상을 보이지는 않는다.
◆ 원인은 우유나 유제품 속 ‘유당’ 소화능력 부족
유당 불내증은 유당을 전혀 소화할 능력이 없는 것을 기본 전제로 한다. 사람은 젖먹이 시절 유당분해효소인 ‘락타아제’를 과잉 생산하지만, 유아기를 지나면서 점점 그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다만, 유당을 소화하는 능력은 폭넓은 범주를 가지는 스펙트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유당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사람은 우유 몇 모금만 마셔도 설사를 할 수 있지만, 민감도가 낮은 사람은 좀 더 편하게 유제품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 보통 우유 한잔 분량부터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
평균적으로 유당 불내증이 있는 사람은 유당을 12g 복용할 때부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는 대략 우유 235㎖에 들어있는 양이다. 유당 불내증이 있는 사람은 우유 한 잔을 마시고 난 뒤부터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한다는 의미다. 보통 우유를 마시고 난 뒤 30분에서 2시간 이내에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치즈와 요거트에는 유당의 양이 적기 때문에 피자 같은 음식을 먹었을 때는 속이 전혀 불편하지 않을 수도 있다.
◆ 심하면 뱃속에 가스 차고, 복부 팽만에 설사까지
락타아제를 충분히 생산하지 못하는 사람일수록 유당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데, 이런 사람들은 유당이 들어간 음식을 먹었을 때 뱃속에 가스가 차고 복부 팽만감이 들며 설사를 하기도 한다. 유당 불내증은 증상을 상쇄시킬 수 있는 음식 없이 유제품만 먹었을 때 더욱 심해진다.
◆ 유제품 섭취 후, 30분 이내 ‘락타아제’ 소화제로 예방
만약 유제품을 좋아하는데 유당 불내증 때문에 제대로 먹지 못한다면, 유당이 분해된 제품을 먹는 방법이 있다. 또 유당이 들어간 음식을 먹고 난 뒤, 유당소화제를 복용하는 방법도 있다. 우유나 아이스크림을 섭취한 뒤 30~45분 이내에 ‘락타아제’가 들어간 소화제를 먹으면, 유당 불내증으로 인한 증상을 예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