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넛오일 먹으면 살찐다? 대신 '이것' (연구)
비만과 칼로리 소비 등 관련 호르몬에 부정적 영향 준다는 연구 결과
신체 건강은 물론 피부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진 코코넛오일을 무조건 믿고 섭취하면 의외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람에 미치는 영향이 완전히 입증된 것은 아니지만 무한한 신뢰를 주기에는 위험 소지가 있으니 섭취 시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체중 조절 방해하는 코코넛오일
최근 생쥐를 이용한 동물실험 결과 코코넛오일이 체중 유지에 중요한 호르몬인 렙틴과 인슐린을 적절히 사용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 의학전문매체 '메디컬뉴스투데이(Medical News Today)'에 따르면 연구팀이 8주간 쥐의 식단에 코코넛오일을 소량 첨가한 결과 신진대사에 변화가 생기면서 비만 및 이와 관련한 여러 질환이 생겼다.
연구팀은 60마리의 쥐를 세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물을, 다른 한 그룹은 시중에 판매되는 엑스트라 버진 코코넛오일 100마이크로리터((μL), 마지막 한 그룹은 동일한 오일 300μL를 제공하고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코코넛오일이 배고픔과 에너지 소비 등을 관리하는 중요한 호르몬인 렙틴과 인슐린 사용 능력을 떨어뜨린 것이 확인됐다. 연구 관계자는 코코넛오일이 호르몬이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사용하는 뇌와 기타 조직으로의 신호 경로를 막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잠재적으로 당뇨병의 주요 원인인 비만과 인슐린 저항성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우려스럽다는 말도 덧붙였다.
세포는 혈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혈액 속 혈당이 세포 속으로 들어가 에너지가 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인슐린이다. 혈당이 에너지로 제대로 전환되지 못하는 경우 그 정도를 두고 인슐린 저항성이라고 한다. 렙틴은 체중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아주 중요한 호르몬으로 지방세포에서 분비된다. 따라서 체내 지방이 늘면 렙틴의 양이 많아지고 이때 렙틴은 지방조직이 과도하게 늘었다는 신호를 뇌에 전달한다. 이 신호를 받은 뇌는 식욕을 억제해 에너지 섭취를 감소시키고 기초 대사량을 늘려 체내 지방을 조절한다.
이번 연구는 코코넛오일이 쥐의 중추와 말초 염증 반응, 체중 증가, 지방 비율 증가, 에너지 소비 감소 등에 영향을 준다는 이전 연구를 어느 정도 확인했다는 평가다. 물론 동물 실험 결과를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변수가 완전히 통제된 실험 환경과 현실 환경의 차이, 단순한 쥐의 신체 체계 등이 사람에게는 완전히 다른 결과를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를 통해 더 많은 관련 연구가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또, 코코넛 오일을 슈퍼푸드로 맹신하고 건강 개선을 위해 무조건 섭취하는 일에 경계심을 갖는 계기도 될 수 있다.
해당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기능성 식품 저널(The Journal of Functional Foods)》에 최근 게재됐다.
코코넛오일 대신 어떤 오일?
코코넛오일은 포화지방이 많은 오일이다. 실온에서 고체 상태인 코코넛 오일의 약 90%가 포화지방이다. 일반적인 식이 지방 공급원 중 포화지방 비율이 가장 높으며 그 다음이 버터, 팜유, 코코아 버터 등이다. 미국 심장협회(AHA)에 따르면 코코넛오일이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LDL 수치를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AHA는 심장병이 있거나 관련 위험이 있는 사람은 포화지방을 하루 칼로리의 6% 이하로 섭취할 것을 권하고 있다. 이는 2000kcal 식단 기준 약 13g 정도다.
다수의 영양학자가 포화지방이 많은 오일보다는 불포화 지방산이 많거나 다중 불포화 지방산을 함유한 오일이 먹는 것을 추천한다.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아보카도오일, 아마씨오일 등이 대표적이다. 영양 전문가인 커크 패트릭은 "단일 불포화 및 다중 불포화 지방을 섭취하면 혈당 관리, 염증 감소 등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