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후 오금이 당기고 아프다면?
물혹 잡히면 ‘베이커 낭종’ 가능성, 우선 얼음 찜질로 대처
5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등산을 다녀온 후 무릎 뒤쪽이 살짝 부은 듯하더니 하루 뒤에 오금 부위에 볼록한 물혹 같은 것이 생겼다. 통증은 없었으나 먹먹한 느낌이 들어 정형외과 진료를 받은 결과 ‘베이커 낭종’ 진단을 받았다.
다리를 심하게 쓰는 운동이나 등산, 트레킹 등 무리하게 걸은 후 무릎 뒷쪽(오금 부위)에 물혹 같은 멍울이 잡힌다면 A씨의 경우처럼 베이커 낭종일 가능성이 높다. 초기에는 통증 없이 무릎 뒤쪽의 오금 부위에 혹이 만져지고, 보행이나 운동 시 불편함이 초래된다. 또 무릎을 구부리거나 걷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무릎을 펼 때는 낭종이 단단해지고 굽힐 때는 부드러워진다. 낭종이 파열되면 강한 통증과 부종이 발생한다.
베이커 낭종은 19세기 영국 외과의사 윌리엄 모란트 베이커가 처음 설명한 질환으로, 관절액이 점액낭 안으로 이동해 무릎 뒤쪽으로 밀려나면서 비정상적으로 뭉치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물혹같이 부풀어 오르는 현상이 생기며 호두알 만한 것에서부터 계란 크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촉진(손으로 만져보는 진단)이나 증상 분석 및 초음파 진단 등을 통해 확진이 가능하다.
무릎 주변 인대·근육 강화해야
베이커 낭종 초기에는 A씨처럼 통증이 없어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크기가 커지면서 불쾌감이나 무게감 정도의 증상이 느껴지고 일상 활동에서 무릎을 굽히거나 펴는 동작을 할 때 주변 조직에 압력이 가해지면서 통증이 발생한다. 무릎과 오금, 종아리가 붓거나 멍이 생길 수 있고 크기가 클수록 무릎 관절 움직임이 제한된다.
정형외과 전문의 박영식 원장은 “통증 없이 약간의 물혹만 만져지는 상태라면 저절로 사라지거나 얼음찜질 같은 간단한 처치만으로 낫기도 한다. 하지만 통증이 있는데도 그냥 놔두면 자칫 다리를 사용하기 힘들 정도로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 혹이 아주 커지기 전까지는 거의 증상이 없다가 무리한 운동이나 산행을 한 뒤 증세가 갑지기 나빠지는 수가 있다”면서 “근본적인 예방법은 평소에 무릎 주변의 근육과 인대를 강화시키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작은 낭종은 장시간 서 있지 않기, 적정 체중 유지하기, 무릎을 쉬게 하고 심장보다 높은 자세를 유지하기, 냉찜질과 온찜질, 쪼그려 앉거나 무릎에 무리가 가는 행동 삼가기, 탄력 붕대로 압박하기 등 생활습관 개선과 대증요법으로 증상이 사라지기도 한다.
베이커 낭종은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라면 얼음 찜질 등 간단한 처치만으로도 호전이 가능하다. 그러나 물혹의 크기가 점점 커지고, 통증도 심해진다면 부종 감소를 위해 주사 치료를 시행할 수도 있다. 증세가 심하다면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물혹을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하다. 반월상연골판 파열이나 십자인대 파열 등 관절 내 손상과 동반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다른 관절 질환과의 동반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보다 정확한 치료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