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과학기술원(GIST) 의생명공학과 김태·오창명 교수의 공동 연구 내용으로 국제학술지 '정신의학연구'에 게재됐다.
그간 고지방 식습관이 신체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으나, 정신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연구가 부족했다. 뇌 신경계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탓이다. 이에 연구팀은 실험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으로 고지방 식습관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했다.
그 결과, 지방 함량 60% 이상의 고지방 식단을 1개월 이상 유지한 실험쥐는 렘수면(얕은 수면) 이상과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유사 행동을 보였다.
우선, 수면 건강에 있어서는 수면-각성 조절 기능에 이상을 보였다. 각성 시간이 줄었고 자다 깨는 증상이 잦아지는 수면 분절화가 심해졌다. 이 경우 전체 수면 시간 중 렘수면 시간이 줄어들여 일상생활에서 피로감을 더 쉽게 느낄 수 있다. 렘수면은 정신적인 피로를 회복해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실험쥐는 장기간 고지방 식단을 섭취하면서 △기억력 감소와 △불안 △쾌감 결여 △과잉행동 등의 행동 특성도 보였다. 이는 ADHD 환자의 증상과 매우 유사하다.
연구팀은 추가적으로 분자 수준의 분석도 진행한 결과, 고지방 식단을 유지한 실험쥐에선 뇌의 복측피개영역과 측좌핵에서 도파민 조절 유전자 전사체의 양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도파민 조절 기능의 변화 역시 ADHD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특징 중 하나다.
김태 교수는 "고지방 식습관과 ADHD 사이의 잠재적인 연관성을 발견해 고지방 식단이 정신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해졌다"면서 "ADHD와 수면장애는 성인뿐 아니라 특히 소아·청소년의 발달 과정도 악화시킬 수 있기에 세심한 관심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