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끈 길수록… 알츠하이머병 덜 걸린다?

유전적 위험요소 있어도 교육수준 높으면 발병 연령 지연돼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은 ApoE e4 보유 여부에 상관없이 인지장애 발병이 늦춰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교육 기간이 길고,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알츠하이머병에 덜 걸리며 이는 특히 알츠하이머병에 취약한 유전자를 갖고 있는 사람에게도 같은 효과를 발휘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된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사이언스뉴스(Sci.News)가 4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야킬 퀴로스 박사(임상신경학)와 동료들은 선천적인 유전요소와 후천적인 교육 성취도 중에 어떤 것이 인기기능 저하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비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상염색체 우성 알츠하이머병(ADAD)’ 유전인자를 보유한 사람들을 집중 조사했다.

ADAD는 아밀로이드 전구체 단백질인 프레세닐린-1(PSEN1) 및 프레세닐린-2(PSEN2)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해 유전적으로 결정된다. 콜롬비아 안티오키아에는 단일 돌연변이(PSEN1 E280A)로 인해 ADAD가 발병하는 사람들이 대거 살고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들의 경도인지장애 발병 연령 중앙값은 44세, 치매 발병 연령 중앙값은 49세였다.

연구진은 PSEN1 E280A 돌연변이를 가진 675명(여성 370명, 남성 305명)의 의료기록을 살펴봤다. 이들 중에서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또 다른 유전요소인 아포지단백질E(ApoE) e4를 지닌 사람과 교육기간이 길고 교육수준이 높은 사람의 경도인지장애 발병 연령을 비교했다.

ApoE는 중추신경계의 주요 콜레스테롤 및 지질 운반 단백질이다. 인간의 경우 e2, e3, e4의 3가지 유전자 변이가 발견된다. 이중 e4를 보유한 경우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4배 이상 높아진다. 사람은 부모에게서 각각 하나의 ApoE 유전자형을 물려받는데 양쪽 모두에게서 e4를 물려받아 한 쌍을 갖게 되면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8~10배 높아진다.

조사 결과 ADAD 유전인자 보유군에서도 ApoE e4 보유자는 고위험군에 속하는 경우 인지 기능 저하가 시작되는 연령이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알츠하이머병 보호인자로 알려진 ApoE e2 보유자의 경우는 발병 연령이 늦춰졌다.

연구진은 또 ADAD 인자 보유군에서 교육 기간이 길고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발병 연령이 늦어지는 것도 확인했다. 특히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은 ApoE e4 보유 여부에 상관없이 인지장애 발병이 늦춰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퀴로스 박사는 “산발성 알츠하이머병의 가장 강력한 유전적 위험 요인인 APOE e4가 부여하는 추가 위험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결과는 교육 성취도가 알츠하이머병 예방에 더 큰 영향을 미침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알츠하이머병 발병에 있어서 선천적 유전인자보다 후천적 교육의 효과가 더 강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3-40775-z)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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