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위고비'의 고공행진?... "술 담배 욕구 감소" 보고돼
일부 사용자에서 음주나 흡연 욕구 줄어든 사례 보고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비만치료제 ‘위고비’와 ‘오젬픽’에 식욕을 떨어뜨리는 것 외에도 다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지난달 31일 미국의 CBS 뉴스가 보완통합의학 전문가 타미카 헨리 박사의 인터뷰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이다.
헨리 박사는 “위고비나 오젬픽을 처방받은 환자에게 알코올과 니코틴에 대한 갈망이 감소하는 것이 관찰됐다”며 "비만 치료제가 뇌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음주와 흡연 욕구를 만드는 것은 뇌의 보상 체계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알코올, 니코틴, 도박 등 중독성이 있는 행위를 하는 순간 도파민이 방출되며 기분이 좋아진다. 이러한 행위를 탐닉하는 것은 계속 기분이 좋아지고 싶다는 욕구로 인한 것이다.
헨리 박사는 위고비나 오젬픽의 경우 오히려 도파민이 급증하는 것을 완화하기 때문에 음주나 흡연에 대한 욕구가 덩달아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헨리가 주장한 이러한 효과는 실제 임상 연구를 통해 드러난 의학적 사실은 아니다.
위고비와 오젬픽은 처음에 당뇨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이후 체중 감소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밝혀지며 다이어트 약으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미국에서는 '잭팟'을 터뜨렸다.
최근에는 두 약에 대해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추가적인 효과가 보고됐다. 지난달 초 위고비의 개발사 노보 노디스크가 자체적으로 실시해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위고비는 대규모 3상 임상에서 과체중이나 비만이 있는 45세 이상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을 20% 줄였다.
약 보름 뒤인 지난달 26일에는 미국 연구진으로부터 위고비가 심부전 증상을 개선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러한 추가 효과는 체중 감소를 통해 얻는 건강상 이점이라는 것이 현재까지 학계의 해석이다.
미국에서의 인기로 오젬픽과 위고비는 각기 지난해 4월, 5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지만 물량 확보 문제로 정식 출시는 지연되고 있다. 여전히 두 약의 장기적인 영향이나 부작용은 드러난 바가 없어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특히 구토, 변비,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미국에서는 우울감을 높인다는 사례도 보고된 적이 있다.
한편,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위고비 수요가 급증한 것에 힘입어, 위고비를 출시한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유럽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 등극했다는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유럽에서도 출시가 지연될 정도로 위고비는 전세계적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