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도 없어"…동남아서 모기 조심해야 하는 이유
뎅기열, 지카바이러스 감염될 수도
방글라데시를 방문한 한국인이 뎅기열에 감염됐다가 현지에서 사망한 가운데, 동남아 여행시 주의해야 할 질병들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일 질병관리청과 외교부에 따르면 사업 목적으로 방글라데시, 아프리카를 자주 방문한 한국인 A씨가 지난달 22일 뎅기열 증상 발현 후 방글라데시 현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다가 이틀 뒤인 같은 달 24일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뎅기열 감염은 그동안 한국에서 발생한 사례는 없었다. 다만, 유행국가를 방문했다가 걸린 경우는 존재한다.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매개모기(이집트숲모기, 흰줄숲모기)에 물려 감염된다. 5~7일 잠복기 후 발열, 두통, 오한,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아직 효과적인 백신과 치료제가 없어 모기물림 방지 등 예방이 중요하다. 뎅기열 이외에도 동남아 방문시 주의해야 할 질병들은 다음과 같다.
방심했다가 걸릴 수 있는 ‘장티푸스’
제1군 법정감염병인 장티푸스는 장티푸스균 감염에 의한 급성 전신성 발열성 질환이다. 감염되면 고열, 두통, 변비 또는 설사, 장미진(장미빛 반점), 비장 비대 등의 증상을 나타내며 우리나라에서는 연 100~300명 정도 발생한다. 대부분 환자나 보균자의 대소변을 통해 살모넬라균이 음식이나 물에 오염돼 전염되는데 증상이 오래 지속되면 장천공, 복막염 등 합병증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여행 중에는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비누로 올바른 손씻기, 안전한 음식 섭취, 길거리 음식 먹지 않기, 포장된 물과 음료수 마시기, 과일‧채소는 먹기 전 깨끗한 물에 씻어 껍질 벗겨 먹기와 같은 수인성·식품매개감염병 예방수칙을 준수하도록 한다.
접종으로 예방할 수 있는 ‘홍역’
홍역은 홍역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 열성 발진성 질환이다. 초기에는 전염성이 가장 강력한 시기로, 발열, 기침, 콧물, 결막염 등의 증상이 3~5일간 나타나며 그 뒤로는 발진이 목 뒤, 귀 아래에서 시작해 전신으로 퍼진다. 발진은 3일 이상 지속되며 고열이 동반된다. 대부분 자연적으로 회복하는 임상 경과를 밟지만, 드물게 호흡기 및 중추신경계에 심한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다. 무엇보다 홍역은 공기를 통한 전파가 가능하며 전염력이 매우 강하다.
1967년 이후 출생 성인 중 홍역에 대한 면역이 없고 건강한 일반 성인은 적어도 1회 홍역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해외여행과 같이 홍역 노출 고위험군인 경우 홍역 면역 추정 증거가 없다면 최소 28일 간격을 두고 2회 접종하도록 권고된다. 일반적으로 자연 감염을 경험했거나 2회 백신을 접종한 경우, 그리고 홍역 특이 항체 IgG가 양성인 경우, 홍역에 대한 면역력이 있다고 간주할 수 있다.
모기에 안 물리는 것이 최선인 ‘지카바이러스’
지카바이러스는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숲모기에 물린 후 3~14일의 잠복기를 거쳐 반점구진성 발진과 발열, 결막충혈, 관절통,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모기에 의한 감염 외에도 성접촉, 수혈, 모자간 수직감염, 실험실 등을 통해서도 감염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지카바이러스는 예방백신 및 치료제가 없어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여행 후에도 남녀 모두 3개월간 임신 연기 및 콘돔 사용 등 성접촉을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지카바이러스 위험국가에서 모기물림 후 2주 이내 의심증상이 나타난다면 의료기관을 방문해 의료진에게 최근 방문력을 알리고 신속한 진단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