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매 사나워질까 걱정… '처진 눈' 부드럽게 올리는 법은?
[박준규의 성형의 원리]
'눈꺼풀 피부가 늘어져 불편한데, 수술하면 눈이 사나워질까 걱정'이라는 말씀을 자주 듣습니다. 오늘 설명드릴 내용은 사실 많은 분들이 아시지만, 정작 필요한 분들이 이런 정보를 얻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눈꺼풀 피부가 늘어졌을 때 눈이 사나워질 수 있는 수술은, 눈꺼풀 피부를 잘라내고 봉합하는 '상안검 성형술'입니다. 널리 시행되는 '절개법 쌍꺼풀'과도 비슷합니다. 눈꺼풀은 우리 몸에서 가장 피부가 얇은 곳입니다. 이 얇은 피부를 잘라내면, 눈꺼풀이 두꺼워지며 눈매가 딱딱하고 사나워 보이기 쉽습니다. '눈썹 하 거상술'이나 '이마 눈썹 거상술' 은 얇은 눈꺼풀 피부를 잘라내지 않으므로, 사나운 눈매를 거의 만들지 않습니다.
20여 년 전 초보 성형외과 의사 시절, 당시 가장 처음으로 집도하는 수술이 바로 '상안검 성형술' 이었습니다. 윗눈꺼풀(상안검) 피부를 잘라내고 봉합하는 간단한 수술이지만, 첫 수술은 쉽게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처음으로 수술을 하게 되는 전공의는 오랜 시간 공부를 하고 환자분께도 직접 설명드려 동의를 받아야 했습니다. 눈은 '두 개'이므로 교수님이 먼저 숙련된 솜씨로 한쪽 눈의 수술을 끝내시고 나면, 전공의가 똑같은 모양으로 반대쪽 눈의 수술을 시행합니다. 조금이라도 실수가 있으면 수술 기구를 빼앗기기 십상이었습니다.
상안검 성형술이 '첫 집도' 수술로 주로 시행된 이유는, 성형외과의 가장 기본적인 수술이자, 중요한 수술이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제일 자주 시행되는 수술이라는 것도 큰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눈꺼풀 피부가 늘어진 분들은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상안검 성형술'이 1년에 몇 건 시행하지 않는 수술이 되었습니다. 상안검 성형술이 눈매를 '사나워 보이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눈꺼풀은 그 창에 달린 '커튼' 과 같을 것입니다. 원래 바깥이 잘 보이던 창인데, 커튼이 점점 늘어져 창문을 가린다면, 그 원인을 확인해 봐야 합니다. 커튼 천의 일부가 늘어나 아래로 처지며 창을 가린다면, 늘어진 천을 잘라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천장에 박혀있던 '커튼 봉'이 아래로 늘어지면서 커튼이 처진 것이라면, 커튼 봉을 원래대로 천장에 고정시키는 것만으로 창이 다시 밝아질 것입니다. 만약 커튼을 매다는 고리가 벗겨진 것이 원인이면, 고리를 다시 걸어주면 됩니다. 얇고 섬세한 커튼을 잘라낼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 커튼이 늘어진 이유와 상관없이 아래쪽의 천을 싹둑 잘라내도, 어쨌든 바깥은 잘 보이게 됩니다. 다만 커튼의 모양새는 좀 '사나워'질 것입니다.
눈꺼풀이 늘어져 보이는 경우라도 위쪽을 잘 살펴보면, 눈꺼풀이 아닌 '이마'나 '눈썹'이 처진 것이 흔한 원인입니다. 세월에 따라 눈꺼풀뿐 아니라, 이마와 눈썹도 함께 처집니다. 이마와 눈썹을 위로 잘 들어 보면 눈꺼풀 피부는 거의 늘어지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눈썹이 처진 것이 원인이라면 '이마 눈썹 거상술'로 눈썹과 이마를 들어주면 됩니다.
눈꺼풀 피부가 늘어진 경우라도, 얇은 눈꺼풀은 그대로 두면서 눈썹 바로 아래쪽의 두꺼운 피부를 절제하여 늘어진 피부를 제거할 수 있습니다.(눈썹 하 거상술) 굳이 사나워 보이는 것을 감수하며 상안검 수술을 시행할 필요가 줄어든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예전에 상안검 수술이 그렇게 많이 시행된 것은, 사실 다른 대안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커튼 봉을 들어주는 방법도 고리를 걸어줄 방법도 몰라서, 커튼이 처지면 천을 잘라내는 상황과 비슷합니다.
커튼 봉이 늘어져도, 고리가 벗겨져도, 일단 천을 싹둑 잘라내면 바깥은 잘 보이듯, 원인에 상관없이 상안검 수술만으로도 답답한 눈이 좋아지는 효과는 있습니다. 하지만, 눈매가 사나워지는 것이 걱정되신다면, 눈꺼풀이 아닌 이마와 눈썹을 먼저 살펴야 합니다.
얇고 가벼운 커튼이, 마음의 창에 더 아름답게 드리워지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