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약 위고비, 심부전 증상 완화 효과까지?

세마글루타이드, 당뇨와 비만을 넘어 심혈관 시장까지 넘보나

위고비 제품 사진. [사진=노보 노르디스크 제공]
비만은 만병의 근원 취급을 받는다. 그러나 보험업계로 넘어가면 사정이 다르다. 살 뺴려고 약 먹는 것은 미용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며 의료보험 혜택을 적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이어트약 위고비의 등장은 이런 의료보험의 판도를 뒤바꾸게 될지도 모른다. 오젬픽으로 당뇨병 치료제 시장을 흔들고. 위고비로 다이어트약 시장 판도를 바꾼 세마글루타이드(성분명)가 심혈관 관련 시장까지 넘보게 됐기 때문이다.

오젬픽과 위고비를 제조하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르디스크는 이달 초 45세 이상 과체중/비만 환자 약 1만7000명 대상 임상시험에서 위고비가 뇌졸중 및 심장마비 같은 심혈관사건 발생 위험을 20% 가까이 감소시켰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보름 뒤 위고비가 심부전 증상 개선 효과까지 있다는 연구결과까지 발표됐다. 25일(현지시간)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과 덴마크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ESC) 연례 회의에서 동시 공개된 연구결과를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보도한 내용이다.

미국 세인트 루크 미드 아메리카 심장 연구소의 미하일 코시보로드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심부전 증상이 있는 비만 환자 529명에 대해 1년간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이들은 모두 ‘박출률 보존 심부전(heart failure with preserved ejection fraction‧HFpEF)’을 갖고 있었고, 체질량지수(BMI) 30이상의 비만 환자였다. 평균 연령은 69세였다.

박출률은 산소가 풍부한 혈액을 체외로 내보내는 심장능력을 측정하는 수치다. 박출률이 낮으면 심장의 펌핑 능력이 위험할 정도로 손상된 것이다. 심부전 환자의 약 절반은 박출률이 일정하게 유지되지만 심장기능에 이상이 있어 호흡곤란, 부종, 피로감의 증상을 보인다. 이를 HFpEF라고 한다.

이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2.4㎎의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또는 위약주사를 맞았다. 연구진은 1년 간 이들의 경과를 추적한 결과 위고비군의 심부전 증상 개선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들에게 100점 만점의 캔자스시티 심근병증 설문지 임상지수를 적용했다. 위고비군의 경우 1년 뒤 16.6점이 개선된 반면 위약군은 그 절반 수준인 8.7점 개선에 그쳤다.

위고비군에선 운동능력 향상도 확인됐다. 6분 걷기 테스트를 완료함에 있어서 대조군에 비해 위고비군의 개선효과과 현저히 확인됐다. 응급실 방문이나 입원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도 위약군에 비해 위고비군이 현저히 적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체중감소에선 더 큰 차이가 나타났다. 위고비군은 1년 뒤 체중이 평균 13.3% 감소한 반면 위약군은 그 6분의 1 수준인 2.6%에 그쳤다.

HFpEF 환자에 대한 위고비의 효능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NEJM에 함께 발표된 사살을 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학병원의 이갈 핀토 교수(심장학)는 체중 감소가 심부전의 원인이 되는 근본적인 대사성 질환을 감소시키는 핵심 요소 중 하나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번 임상시험은 비교적 소규모라는 점에서 위고비의 효과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선 대규모 임상시험 데이터가 필요하다면서도 이번 연구결과가 심부전 환자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추가 옵션을 제공할 잠재성을 보인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ejm.org/doi/full/10.1056/NEJMoa2306963?query=featured_home)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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