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공부 '카공족'... 종일 자리 차지한 뜻밖의 이유?
백색 소음이 집중력에 좋다는 카공족...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 중요
요즘 ‘카공족’ 때문에 고민하는 카페 업주들이 많다. 카페에서 장시간 공부하는 사람들이다. 음료 한 잔 주문한 후 하루 종일 노트북을 들여다 본다. 좌석이 몇 개 안 되는 곳에서도 오랜 시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어렵게 카페를 창업한 사람들은 속이 타 들어 간다. 이들은 왜 시끄러운 곳에서 공부를 할까?
작은 카페에도 어김없이 카공족... 매출에 지장, 전깃값도 부담
좌석이 몇 개 안 되는 작은 카페에도 어김없이 카공족이 자리하고 있다. 4개의 의자가 있는 테이블 하나를 차지하고 장시간 인터넷 검색을 하고 있다. 옆에는 먹다 남은 커피 한 잔이 놓여 있다. 일행 3명과 함께 카페에 들어선 사람은 마땅한 자리가 없자 이내 다른 곳으로 간다. 카페 업주 얼굴을 보니 곤혹스러운 느낌이다. 카공족 때문에 매장 회전율이 떨어져 매출에 지장을 초래한다고 했다. 장시간 전원 콘센트를 이용해 전깃값도 부담된다고 했다.
“소음이 있지만 집중이 잘 된다”... 맞는 말일까?
카페를 공부 장소로 가끔 사용하는 A씨는 “소음이 있지만 집중이 잘 된다”고 했다. 카페의 대화 소리 등은 백색 소음(White Noise)이라는 것이다. 백색 소음은 다른 시끄러운 소음과 달라 일상 생활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넓은 음폭을 가지고 있어 귀에 쉽게 익숙해져 소음을 의식하지 않게 된다. 주위의 시끄러운 소리를 덮어주는 역할도 해 오히려 집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들의 말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일까?
라디오 틀어 놓고 공부하는 경우... 파도 소리는 긴장 완화에 도움
백색 소음은 TV나 라디오 등 가전 제품에서 나오는 소리도 해당된다. 라디오를 틀어 놓고 공부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자연 속의 파도나 바람 소리, 비 오는 소리, 폭포 소리, 새소리 등도 백색 소음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파도 소리는 일정하게 반복되면서 긴장을 완화하고 심리적 안정에 도움을 준다. 카페에서 사람들이 대화하는 소리도 백색 소음에 해당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하지만 개인 차가 심하기 때문에 집중력에 도움이 된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이웃 배려하는 마음 중요... 카페 고객들도 피해
카페 업주들 사이에서 "카공족들이 카페 직원과 같이 출근했다가 같이 퇴근한다"는 푸념이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고 한다. 이용 시간을 제한하거나 콘센트를 막아두는 곳도 있지만 실효성이 없어 보인다. 무엇보다 한 사람이 4인 좌석을 장시간 이용하면 고객들도 피해를 보게 된다. 카페의 좋은 자리는 카공족이 다 차지해 편하게 커피 마실 곳이 없다. 개인 공부 못지 않게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아쉽다. 테이블이 불과 3~4개인 작은 카페에서도 종일 공부하는 사람을 어떻게 볼 것 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