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률 2.3% 불과… '방사선 치료' 불필요한 유방암은?
루미날A 1기 유방암 환자 방사선 치료 없어도 재발 위험 낮아
특정 유형의 초기 유방암 환자는 방사선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방암은 호르몬수용체와 HER2, Ki-67(세포 안 단백질) 발현 정도에 따라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 △HER2 양성 유방암 △삼중 음성 유방암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은 호르몬 수용체만 있는 루미날 A 유형, 호르몬 수용체와 HER2 표적 단백이 둘 다 있는 루미날 B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초기 유방암 환자는 유방을 보존하는 수술을 한 뒤 남아있을 수 있는 암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몇 주에 걸쳐 방사선 치료를 받는다. 하지만 방사선 치료는 비용 부담이 클 뿐만 아니라 피부 자극, 유방 통증 등 각종 부작용을 낳는다.
캐나다 맥마스터 대학 의대 종양의학 전문의 팀 휠런 박사팀은 루미날 A 유형의 유방암 초기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구했다. 대상자들은 55세 이상 여성 500명으로, 유방 보존 수술을 받았지만 종양의 크기가 2cm 미만이고 암세포 림프절 전이가 없는 유방암 1기 환자였다.
연구 결과 루미날 A 유형 환자들이 수술 후 5년이 지난 시점까지 방사선 치료를 하지 않아도 암이 재발하는 경우는 2.3%에 그쳤다. 유방암에 걸리지 않은 사람이 새로운 유방암이 생길 위험인 1.9%와 비슷한 수치인 것이다. 이는 유방암 환자들이 수술과 호르몬 요법만으로도 암 재발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팀 휠런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방사선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여성들을 식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의과대학의 조교수 샐리 박사는 “간단한 Ki67 테스트를 통해 환자를 식별하면 불편한 방사선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된다”며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치료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유방암 닷 오그(Breastcancer.org)’의 창시자인 웨이스 박사는 관찰 기간 5년은 짧은 기간이며, 방사선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되는 환자들 역시 5년 후 재발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우려를 표했다.
해당 연구는 학술 저널 《뉴잉글랜드의학저널(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게재됐다.
◆ 기사 도움 : 최혜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