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산불'로 시름... 인간의 뇌도 태운다 (연구)
산불로 부터 나오는 초미세한 입자 PM2.5, 치매 발병과 연관
하와이, 캐나다, 스페인 등 지구촌 곳곳에서 대형 산불로 인한 막대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산불로부터 나오는 미세먼지와 농약 잔여물 등이 인간의 뇌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미시간 대학교 환경 역학 연구자 보야 양 박사팀이 치매에 걸리지 않은 50세 이상의 약 2만 7857명을 대상으로 그들의 인지 건강을 10년 이상 추적했다. 연구 결과, 높은 PM2.5의 농도와 치매 발병이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른 대기 오염물질들의 영향을 고려해 분석했을 때, 산불로부터 나온 PM2.5와 농약이 야기한 대기오염이 치매 발병과 강력한 연관이 있었다.
대기 중 입자 직경이 2.5 마이크론 이하로 작은 미세먼지를 뜻하는 PM2.5는 초미세한 입자로 신체 깊숙이 들어갈 수 있다. 폐로 들어가 폐 염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 때 방출되는 염증 인자들이 혈액 순환으로 옮겨갈 수 있다. 뇌에 산소를 공급하는 역할인 혈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때로는 코를 통해 직접 뇌로 들어가 뇌를 손상시킬 위험도 존재한다.
특히 PM2.5는 산불을 통해 생성될 때 치매 위험을 높인다. 산불은 나무, 집, 자동차 등 모든 것을 태울 만큼 강력하다. 이 때 발생하는 화학적 변화가 잠재적 독성이 있는 PM2.5를 생성한다. 화학적 반응은 산불이 무엇을 태웠는지, 확산된 산불 연기가 대기 중에 얼마나 오래 남아있었는지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일어날 수 있다. 특히 생태계 생물뿐 아니라 합성 재료까지 태울 수 있기 때문에 독성이 강한 성분을 방출할 가능성이 크다.
농작물과 공기 중에 살포되는 농약 역시도 치매 위험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농약에서 나오는 화학성분이 미세먼지와 합쳐져 PM2.5의 일부가 될 수 있다. 농약이 살포되는 과정에서 대기 중에 떠도는 PM2.5에 묻어 농약 성분이 계속해서 대기에 잔존할 수도 있으며, 신체에 침투할 위험도 크다. 해당 연구는 학술 저널 ‘JAMA Internal Medicine’에 게재됐다.
◆ 기사 도움 : 최혜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