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질환 치료제, 원형탈모에도 효과적"
염증질환치료제인 JAK억제제 3종 모발 재생 돕는 것 확인돼
JAK억제제로 알려진 염증질환치료제가 염증성 중등도 내지 심각한 원형탈모 증세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피부과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에 발표된 미국 예일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17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원형탈모증(alopecia areata)은 원형 또는 타원형으로 모발이 갑작스럽게 빠지면서 그 탈모반이 점점 커지는 것을 말한다. 주로 두발에서 발생하지만 수염이나 눈썹에도 생길 수 있다. 심한 경우 두피의 모발 전체가 빠지기도 하고 눈썹, 속눈썹, 음모, 체모 등 전신의 털이 빠지기도 한다.
원인은 분명하지 않지만 자가 면역 질환의 일종일 것으로 본다. 혈액 속의 T세포가 자신의 털을 자신의 몸의 일부로 인식하지 못하고 공격해 탈모를 유발한다는 것. 친인척 중에 원형탈모증이 있거나 니볼루맙(nivolumab)이라는 약물로 암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사람에게서 더 흔하게 발생한다. 천식, 건초열, 습진, 갑상선 질환, 백반증, 다운 증후군 같은 질환도 원형탈모증 발병 위험을 높인다.
JAK억제제는 세포 신호전달과 관련된 수용성 단백질인 야누스 인산화효소(janus kinase‧JAK)의 작용을 억제하는 약물이다. 정확히는 세포 내에서 다양한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신호메커니즘인 JAK-STAT 경로가 과잉 활성화되는 것을 억제한다. JAK-STAT 경로는 세포 증식, 분화, 이동, 성장, 생존 및 세포 사멸을 조절한다. 이 경로에 이상이 발생할 경우 면역체계의 과잉반응으로 인해 염증 반응이 활성화된다. JAK억제제는 이러한 염증 반응을 억제한다.
예일대의 브렛 킹 박사와 브리트니 크레이글로우 박사는 현재 임상현장에서 JAK억제제가 처방전 외 처방(오프라벨)으로 원형탈모 치료제로 쓰이고 있음에 주목했다. 그들은 또 두피 탈모가 50%이상 진행된 중증 원형탈모증 환자를 대상으로 3종의 JAK억제제를 매일 처방하고 36~52주간 경과를 지켜본 임상시험 결과를 취합했다. 3종의 약은 염증질환치료제로 승인받은 바리시티닙(baricitinib)과 리틀레시티닙(ritlecitinib) 그리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절차를 밟고 있는 듀럭솔리티닙(deuruxolitinib)이다.
3종의 JAK억제제는 모두 확연한 치료효과를 보였다. 36주간 치료받은 환자의 23~42%가 탈모 비율이 20% 미만으로 좋아졌고 48주까지 치료받을 경우에는 40%이상이 좋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중증 원형탈모증이 발생했을 때 초기 3, 4년 내 아직 모발이 남아있을 때 JAK억제제 단독 처방 또는 일반 탈모치료제인 미녹시딜과 함께 복합 처방하는 것이 효과적 치료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원형탈모증을 불러일으키는 면역 활성화와 모낭 공격은 사이토카인 인터페론-감마와 인터루킨-15이 관여하는데 그 신호전달에 JAK 단백질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JAK 억제제는 탈모증의 중요한 동인의 활동을 조절하여 모발 재성장을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논문을 검토한 피부과 전문의 산드라 존슨 박사는 “원형 탈모증은 염증성 질환이기 때문에 JAK 억제제는 근본적으로 질병을 유발하는 염증을 줄이고 면역 체계의 균형을 되찾아준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JAK 억제제의 개발로 원형탈모증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해줄 수 있는 또다른 치료법이 생겼다”고 환영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jaad.org/article/S0190-9622(23)00988-X/fulltext)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