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감 vs 비호감, 우리 뇌는 어떻게 구별할까?
사람과 사람 간의 ‘뇌파 동기화’ 현상에 의해 호감도 차이
우리는 주변의 사람을 만나면서 “그 사람 참 호감형이야” 혹은 “몇 번 안 봤는데 진짜 비호감이더라” 라는 말을 많이 한다. 수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무의식 중으로 ‘맞는 사람’과 ‘맞지 않는 사람’을 구별하는 것이다.
어떤 과정을 통해 이러한 호감도가 결정되는 것일까? 정답은 뇌파에 있다.
영국 뉴스 데일리메일은 미국 국립과학원 학회지에 발표된 미국 스탠포드대의 연구결과를 소개하며 우리 뇌의 뇌파와 다른 사람의 뇌파가 동기화되는지 아닌지에 따라 관계의 호감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뇌파는 뇌의 다양한 부분에서 발생하는 작은 전기 신호들의 집합으로, EEG(뇌전도계)를 통해 감지될 수 있다. 사람과 사람 간의 뇌파가 동기화 되는 ‘뇌파 동기화(Neural Synchrony)’ 현상이 나타나면 사람들은 서로의 얼굴과 몸의 움직임을 따라하며, 이는 관계에 있어 편안함을 느끼는 것을 시사한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와 중국 전자 과학 기술 대학(UESTC) 연구원들이 부부와 낯선 사람들을 짝 지어 이들의 뇌파를 비교했다. 부부들은 무작위로 짝지어진 그룹에 비해 뇌파 동기화 수준이 현저히 높았으며, 동기화 수준이 높을수록 결혼에 대한 만족도도 높았다.
그렇다면 뇌파가 동기화됨으로써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행동을 모방함으로써 뇌파가 점차 동기화되는 것일까? 국제 학술 저널 ‘뇌신경영상(NeuroImage)’에 게재된 연구를 보면 알 수 있다.
이탈리아 신경 과학자들이 23쌍의 커플을 모집해 연구했다. 눈 맞춤, 신체 움직임, 미소와 EEG를 사용해 분석한 결과 뇌파가 많이 동기화될수록 서로의 행동을 더 모방했다. 두 사람이 눈을 마주치거나 웃으며 함께 행동할 때는 뇌파 동기화가 더 강하게 촉발됐다.
연구진들은 이를 통해 행동과 뇌파 동기화가 상호 영향을 미치지만, 행동을 먼저 하는 것이 뇌파 동기화에 더 강한 영향을 준다고 결론 지었다. 또한 행동은 전염성이 있어 누군가의 신체적 행동을 따라하는 것 자체가 사람을 사귀고 뇌파를 동기화시키는데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뇌파 동기화는 커플들 외에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 부모나 정치인들에게도 흥미로운 개념이다. 수업 시간에 반 친구들, 선생님과 뇌파가 더 많이 동기화되는 학생은 시험 점수가 더 높고 학업적 성취도가 뛰어날 수 있다. 같은 이치로 정치적 이념을 공유하는 사람들끼리 뇌파가 동기화되는 경향이 많다고 한다.
◆ 기사 도움 : 최혜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