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 진단에도 AI 적용...어려운 진단법 쉬워질까?

브라질·독일·프랑스 등 연구팀 “자폐증 진단 정확도 높이는 ‘정량적 방법론’ 수년 내 개발”

자폐스펙트럼장애(자폐증)의 진단은 매우 어렵다. 증상과 원인이 매우 다양하다. 자폐증 진단법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연구가 한창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진단이 쉽지 않은 자폐스펙트럼장애(ASD)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 인공지능(AI)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브라질 브라질 상파울루대 연구팀은 자폐증 진단을 돕기 위해 자기공명영상을 사용해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훈련한 결과 상당히 높은 정확도로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진단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의 공동 저자인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 교수(수학·컴퓨터과학)는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과 뇌전도(EEG) 데이터를 수집해 방법론을 개발하기 시작했고, 자폐증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지도를 비교한 결과 이 방법론으로 진단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아냈다"고 말했다.

자폐증 정확히 식별하는 생화학적 표지자(마커)도 아직 없어 문제

자폐스펙트럼장애(ASD)의 진단은 매우 복잡하다. 진단에는 고도로 전문화된 전문가가 필요하다. 자폐증은 매우 다양한 증상을 보이고 원인도 숱하게 많다. 다인성 신경발달장애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 아동 36명 중 약 1명이 자폐증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아직도 자폐증을 정확히 식별할 수 있는 생화학적 표지자(마커)가 없다.

연구팀은 500명의 뇌 영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데이터에는 머신러닝 기법이 적용됐다. 참가자의 약 절반(242명)이 자폐증 진단을 받았다. 연구팀은 이 지도를 머신러닝 알고리즘에 입력했다. 학습된 예시가 깔린 이 시스템을 통해 95% 이상의 정확도로 어떤 뇌 변화가 자폐증과 관련이 있는지 알아낼 수 있었다.

연구팀은 “최근 많은 연구에서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한 자폐증 진단법을 제안하면서 혁신적인 ‘뇌 네트워크 조직’을 무시한 채 단일 통계 매개변수를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자폐스펙트럼장애(ASD)에 대한 새로운 정량적 진단법을 제안했다.

자폐증 진단법 제안, 단일 통계 매개변수 사용하고 ‘뇌 네트워크 조직’ 무시하기 일쑤

연구팀에 의하면 뇌 네트워크, 즉 뇌 지도 또는 피질 네트워크는 뇌 영역이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잘 보여준다. 약 20년 전 시작된 뇌 네트워크에 대한 연구는 신경과학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로드리게스 교수는 "도로가 막히면 해당 지역의 교통량이 달라지는 것처럼, 뇌에 변화가 생기면 행동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기능적 자기공명영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인지, 정서, 학습 및 기억 과정과 관련된 특정 뇌 영역에 변화가 생기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폐증 환자의 피질 네트워크는 대조군에 비해 분리성이 높고 정보 분포성과 연결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부학적인 연구 결과를 보면 뇌의 변화는 눈에 잘 띄지 않아 증상이 가벼운 자폐증을 쉽게 진단할 수 없다. 하지만 자폐증 환자의 뇌 변화는 특정 행동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자폐증의 정확한 진단에 필요한 새로운 방법론을 개발하는 중요한 단계에 있으며 앞으로 몇 년 안에 이 방법론 개발을 끝낼 계획이다. 하지만 현 단계에서도 대뇌의 차이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고 특히 진단의 불확실성과 관련해 전문가를 돕는 데 쓰일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뇌 네트워크’와 인공지능(AI) 활용하면…자폐증의 진단 정확도 확 높일 수 있어

종전 연구 결과를 보면 뇌 지도 또는 뇌 네트워크·인공지능을 활용해 조현병 진단의 정확도를 많이 높일 수 있다. 이 방법론은 알츠하이머병의 정확한 자동 진단에도 쓰일 수 있다. 이 연구 결과는 2022년 ≪신경공학 저널(Journal of Neural Engineering)≫에 발표됐다고 로드리게스 교수는 말했다. 그는 “데이터베이스의 규모가 적고 데이터를 수집하기가 쉽지 않아 많은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갈 길은 멀지만 앞날은 밝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주제가 매우 복잡하다는 사실은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했다는 점에서도 엿볼 수 있다. 연구팀에는 브라질·프랑스·독일의 물리학자, 통계학자, 신경과 전문의, 신경과학자, 컴퓨터 과학자 등이 두루 참여했다.

이 연구 결과(Diagnosis of autism spectrum disorder based on functional brain networks and machine learning)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레포츠(Scientific Reports)》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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