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발골수종' 문 두드리는 화이자...얀센과 진검승부 예고
투약 편의성 올린 항체약 '엘라나타맙' 승인, 얀센 '텍베일리'와 직접 경쟁
글로벌 빅파마 화이자가 다발골수종 치료제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다. 다발골수종 분야 최초의 CAR-T 치료제와 항체의약품을 다수 보유한 얀센과는 정면대결이 불가피해 보인다.
얀센은 CD38 표적 항체약 '다잘렉스(성분명 다라투무맙)'를 필두로 CAR-T 치료제 ‘카빅티(성분명 실타캅타젠 오토류셀)’, 이중항체약 ‘텍베일리(성분명 테클리스타맙)’와 ‘탈베이(성분명 탈케타맙)’의 허가를 확보한 상황이다.
화이자는 후발주자로서 다발골수종 시장 진입이 다소 늦은 만큼 매주 주사하는 방식이 아닌, 격주 투여 전략으로 신약의 '투약 편의성'에 승부수를 뛰웠다.
화이자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다발골수종 신약 '엘렉스피오(성분명 엘라나타맙)'의 가속승인을 획득했다. 이전에 최소 4가지 이상의 혈액암 치료를 시도한 경험이 있는 다발골수종 환자가 처방 대상으로 잡혔다.
이에 따라 엘렉스피오는 얀센 텍베일리와 직접적인 경쟁구도를 만들게 됐다. 두 약물 모두 면역 T세포와 결합해 면역 B세포 성숙항원(BCMA)이 발현된 암세포를 표적으로 삼는 이중특이적 항체로 평가된다. 지금까지 공개된 임상 결과를 짚어보면, 두 치료제의 효능 데이터는 대체로 비슷했지만 투약 편의성 측면에서 엘렉스피오가 앞서는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엘렉스피오는 24주 주1회 치료 후 격주 투약이 가능하도록 임상시험이 진행됐다. 이는 텍베일리가 유지요법으로 매주 투여해야 하는 것과는 비교되는 부분이다. 이에 얀센도 대응전략의 일환으로 텍베일리를 격주로 투여하는 임상자료를 허가당국에 제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화이자 본사 대변인은 "다음 주 중 엘렉스피오를 출시할 예정으로, 치료제의 월 평균 정가는 4만1500달러로 책정됐다"며 "임상시험에 사용된 치료기간을 고려하면 전체 치료비용은 약 33만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텍베일리의 월 투여비용 3만9500달러보다 비싼 가격이다.
이번 허가는 글로벌 임상 2상인 MagnetisMM-3 연구 결과를 근거로 이뤄졌다. 주요 결과를 보면, 최소 4회 이상의 치료를 받은 다발골수종 환자에 엘렉스피오를 사용했을 때 환자의 58%에서 종양이 작아졌으며 객관적 반응률은 61%로 보고됐다. 경쟁약 텍베일리가 MajesTEC-1 연구를 통해 63%의 반응률을 기록한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엘렉스피오는 안전성 측면에서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엘렉스피오는 텍베일리와 마찬가지로 사이토카인 방출증후군(CRS) 및 신경독성 위험으로 인해 처방 이후 안전성 모니터링을 시행해야 한다. CRS라고도 불리는 사이토카인 폭풍 이상반응은 면역물질인 사이토카인이 과도하게 분비되면서 정상 세포까지 공격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와 관련해 텍베일리는 임상시험에서 약물을 투여한 환자의 72%(3등급 0.6% 포함)에서 CRS가 발생했다. 엘렉스피오의 경우 3등급 CRS 발생률은 2.3% 수준으로 텍베일리에 비해 네 배 가까이 높았다.
일단, 화이자는 추가적으로 임상 3상 MagnetisMM-5 및 7 연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MagnetisMM-5 연구에서는 BMS '레블리미드'와 다케다 '벨케이드'와 같은 프로테아좀 억제제를 사용한 환자를 대상으로 엘렉스피오의 효과를 평가하게 된다.
한편 얀센은 최근 신약 허가를 통해 다발골수종 분야 세 개의 치료제를 손에 넣었다. 여기서 CAR-T 치료제 카빅티와 이중항체약 텍베일리는 올해 3월과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하며 국내 처방권에도 진입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FDA 허가를 획득한 탈케타맙은 다발골수종 약물치료 분야에 최초로 승인을 받은 ‘GPRC5D’ 표적 항체의약품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