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떨면 복 달아난다고?... 오히려 두뇌 건강에 좋아
안절부절못하는 행동이 체중 유지, 두뇌 건강, 스트레스 감소에 효과적
어렸을 때 의자에 앉아 흔들거리고, 연필에 달린 고무를 무심코 뜯고, 카펫에 편안하게 앉지 못하고 안절부절못해서 혼이 난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안절부절못하는 행동은 태도가 좋지 않다는 신호로 여겨져 왔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의 이런 학습 덕분에 대부분은 성인이 되면 거의 움직이지 않고 몇 시간 동안 가만히 앉아있을 수 있다.
하지만 안절부절못하는 것이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며 심지어 더 오래 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전 세계적으로 비만은 1975년 이후 거의 세 배로 증가했다. 앉아서 하는 업무가 많아진 것도 이유 중 하나이다. 오랜 시간 앉아있으면 신진대사가 느려져 혈당과 혈압을 조절하고 체지방을 분해하는 신체의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대로 안절부절못하는 충동은 알람처럼 움직이도록 유도해 무의식적으로 체중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미국 메이요 클리닉의 의대 제임스 레빈 교수가 24명을 대상으로 안절부절못하는 활동의 에너지 소비량을 측정한 결과 앉아서 안절부절못하면 움직이지 않고 누워 있을 때보다 칼로리 소모량이 29%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레빈 교수는 “서 있을 때 몸을 흔들거나 안절부절못하면 누워 있을 때보다 칼로리 소모량이 38% 증가한다”며 “이러한 작은 움직임이 행동으로 옮겨지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날씬한 직장인은 비만한 직장인보다 하루에 2시간 더 많이 서서 움직이며 안절부절못하는 충동을 더 자주 느끼는 경향이 있다. 발을 가볍게 두드리는 것 같은 안절부절못하는 행동도 지방으로 저장될 수 있는 과도한 에너지를 태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레빈 교수는 마른 체형의 참가자 16명을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연구에서 참가자들에게 8주 동안 하루에 1000칼로리의 음식을 추가로 공급해 안절부절못하는 행동이 인간 생리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실험 결과 참가자들은 무의식적으로 더 활기차게 걷는 등 더 많이 움직였다. 과식했다는 생각에 안절부절못하는 몸속의 인자가 활성화되며 하루에 700칼로리까지 에너지 소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절부절못하는 것은 두뇌에 도움
캘리포니아대의 신경과학자인 맥스웰 멜린은 움직임과 인지 능력 사이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안절부절못하는 사람들은 공상에 빠지는 경향이 있어 학교와 직장에서 주의가 산만해질 수 있다.
하지만 낙서와 같은 안절부절못하는 행동은 생리적 자극을 제공해 일부 사람들에게는 작업에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실험에 따르면 전화 통화 중에 낙서를 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29% 더 많은 세부 사항을 기억했다.
안절부절못하는 것이 직접적으로 장수로 이어진다는 증거는 없다. 하지만 만성 스트레스가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고, 앉아서 생활하는 습관은 모든 사망 원인을 증가시키는 데 안절부절못하는 것은 두 가지 모두에 도움이 될 수 있다.
42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상황에 처하게 한 뒤 모의 면접을 보고 두 사람 앞에서 수학 문제를 풀게 한 실험에서 긁거나 입술을 깨물거나 얼굴을 만지는 등의 행동을 보이며 안절부절못하는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안절부절못하는 행동은 앉아서 생활하는 습관으로 인한 다른 위험을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앉아있는 동안 발을 두드리는 것이 다리의 동맥을 보호하고 잠재적으로 동맥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3만5000여 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식사 패턴을 분석한 연구에서 안절부절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앉아있는 시간이 길어져도 사망 위험이 증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레빈 교수는 “장시간 가만히 앉아있는 것을 피하는 것이 가장 좋으며 안절부절못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며 “신체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허용하면 더 건강하고, 더 행복하고, 더 날씬해지며, 더 오래 살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