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이 생기는 2가지 초기 경로 발견

뇌 복제품 발달과정서 대두증과 흥분성 신경세포의 과잉 성장 관찰돼

자폐스펙트럼이 생기는 2가지 경로가 발견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폐스펙트럼이 있는 남자아이들의 줄기세포를 채취해 실험실에서 뇌 복제품(오가노이드)를 만들어 그 발달과정을 관찰한 결과 뇌 형성 초기 자폐스펙트럼 관련 2가지 경로가 발견됐다. 뇌의 크기가 커지는 것과 흥분성 신경세포의 과도한 성장이다. 《네이처 신경과학(Nature Neuroscience)》에 발표된 미국 예일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11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자폐스펙트럼 진단을 받은 13명의 남자아이의 줄기세포를 채취해 태아의 신경세포 성장을 모방한 실험실에서 뇌 복제물인 뇌 오가노이드를 만들었다. 13명의 남아는 예일 아동 연구센터에서 자폐스펙트럼 진단을 받은 아동이었다.

이 중 8명의 남자아이는 머리가 비정상적으로 큰 대두증(macrocephaly)을 갖고 있었다. 대두증은 신생아 때 머리 크기가 100명 중 10번째 안에 들 정도로 큰 경우에 해당한다. 자폐스펙트럼을 지닌 사람의 약 20%가 이에 해당하며 증세가 더 심한 경향이 있다.

또 자폐스펙트럼과 대두증을 함께 갖고 있는 어린이는 아버지에 비해 흥분성 신경세포가 과도하게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다른 자폐증 아동의 오가노이드는 흥분성 신경세포가 그보다 적었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에 따르면 뇌에서 메시지를 발신하는 흥분성 신경세포는 사고, 학습 및 기억과 같은 기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뇌 발달이 시작되고 불과 몇 주안에 뇌가 커지고 특정 신경세포가 과잉 발달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자폐스펙트럼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폐스펙트럼 증상은 일반적으로 생후 18~24개월에 나타난다.

연구공동책임자인 예일대 의대 아동연구센터 신경발달 및 재생 프로그램 책임자인 플로라 바카리노 교수는 “같은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이 두 가지 다른 형태의 변화된 신경망을 갖게 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밀했다.

그는 흥분성 신경세포의 과도한 활동과 관련된 뇌전증 같은 다른 장애 증상을 감소시키는데 사용되는 기존 약물이 자폐스펙트럼 치료에도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대두증이 동반되지 않는 자폐스펙트럼에는 효과가 없을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자폐스펙트럼이 아니더라도 환자 유래 줄기세포의 바이오뱅크를 구축하는 것이 특정 개인에게 맞는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핵심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3-023-01399-0)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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