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은 힘센 남편이 해야”.. 당신 생각은?

‘외국인 가사 근로자’ 도입 추진... 남편의 인식 전환도 절실

여성의 가사 부담을 덜어주는 여러 정책이 추진되고 있지만 남편의 마인드도 더 바뀌어야 한다. 가사는 ‘돕는’ 게 아니라 ‘분담’해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80대 중반의 나이에 뇌경색(뇌졸중)을 앓았던 여성이 요리, 설거지를 다 하고 남편은 편하게 TV만 보는 사연이 전해진 적이 있다. 은퇴한 지 30년이 지난 남편이 가사를 거의 도와주지 않아 힘에 부친다는 내용이었다. 80대 중반에도 가사를 전담하는 여성, 어떻게 봐야 할까? 부부의 가사 분담에 대해 알아보자.

맞벌이라도... 가사 노동에 시달리는 여성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맞벌이 부부라도 여성이 남성보다 2시간 이상 더 많이 가사 노동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맞벌이 여성의 하루 가사 노동 시간(2019년 기준)은 3시간 7분인 반면 남성은 54분에 불과했다. 심지어 여성이 혼자 버는 가정에서도 여성의 가사 시간은 2시간 36분이었고 남성은 1시간 59분으로 오히려 37분 더 길었다. 이에 비해 남성만 취업한 경우 여성의 가사 시간은 5시간 41분으로 남성보다 무려 4시간 47분 많았다.

“집안일은 남자가 해야... 결혼해도 내가 한다”

배우 이동욱(42)이 “집안일은 힘센 남자가 해야 한다”면서 “결혼해도 내가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욱은 최근 웹 예능에 출연해 “내가 그동안 (살림을 해 온) 해온 방식이 있어서 다른 사람이 다르게 하면 불편할 것 같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집안일은 남자가 하는 게 맞다. 힘이 필요한 일이 많기 때문이다. 힘이 더 센 사람이 하는 게 낫다”고 했다. 현재 미혼인 그는 ‘살림꾼’으로 연예계에서 알려져 있다.

20년 전과 비교하니... 남성의 가사 시간 불과 23분 늘어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년 전에 비해 남성의 가사 시간은 23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 전체 남성 평균 가사 노동 시간은 56분으로 1999년(33분)에 비해 23분 증가했다. 여성은 3시간 55분에서 3시간 13분으로 42분 줄었다.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지난해 64.7%로 10년 전인 2012년 45.3% 대비 19.4%포인트 상승했다. 아내가 주도해야 한다는 응답은 52.0%에서 33.3%로 하락했다. 하지만 실제 가사를 분담하고 있다는 응답은 남성 21.3%, 여성 20.5%에 불과했다. 아내가 주도한다는 응답도 남성 74.6%, 여성 76.1%나 됐다. 나이가 젊을 수록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하고 있다는 응답이 많았다.

외국인 가사 근로자’ 도입, 실효성 있을까?

정부가 여성 경력 단절·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외국인 가사 근로자'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40대 맞벌이 부부, 한 부모, 임산부 등을 대상으로 연내 시범 서비스를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맞벌이 부부의 근무 환경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일부 대기업 직원들이나 공무원들은 그나마 유연근무제 등을 활용해 근무시간을 조정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에서 실행하는 곳은 많지가 않다. 기업들의 인식 전환도 중요하다.

남편이 더 바뀌어야.. 가사는 ‘돕는’ 게 아니라 ‘분담’해야

집안일에 대한 남편의 인식도 더 바뀌어야 한다. 가사는 조금씩 도와주는 게 아니라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 요리에 자신이 없으면 설거지, 청소를 전담하고 아이를 살피는 시간도 더 늘려야 한다. 정부-지자체 등의 시스템 구축도 중요하지만 남편의 마인드가 바뀌지 않으면 실효성이 떨어진다. 젊은 부부들은 점차 바뀌고 있지만 중년-노년 부부들은 아직도 아내가 가사를 전담하는 가정이 적지 않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청소, 설거지 등 집안일은 건강에 좋은 훌륭한 신체 활동”이라고 했다. 직장에서 은퇴한 중년 이상의 남편이 가사에 적극적으로 나서면 건강수명(건강하게 장수)에도 도움이 된다. 편하다고 앉거나 누워 있는 시간이 길면 건강이 나빠지기 시작한다. 남편이 가사 분담을 하면 장수에 도움이 되고 아내의 어깨가 가벼워진다. “남편들이여, 지금 당장 소파에서 일어나 청소기를 돌리세요.”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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