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속쓰림...위염인듯 하다 암되는 '이것' 때문?

위점막 세포가 소장이나 대장 점막 세포로 대체되는 현상

보통 위에 발생하는 병변은 ‘단순 위염-위축성 위염-장상피화생-이형성증-조기 위암’ 이렇게 5단계를 거쳐 암으로 진입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 몇 달 동안 더부룩함과 소화불량, 속쓰림 등 복잡한 위장증상을 겪어온 40대 중반의 직장인 A씨는 최근 직장인 건강진단에서 위내시경 결과, 장상피화생(화생성위염) 진단을 받았다. 위축성 위염에서 한 단계 진전한 것이라고 의사는 설명했다.

보통 위에 발생하는 병변은 ‘단순 위염-위축성 위염-장상피화생-이형성증-조기 위암’ 이렇게 5단계를 거쳐 암으로 진입한다. 장상피화생은 중간 정도 단계이다.

장상피화생(腸上皮化生)은 위점막 세포가 소장이나 대장 점막 세포와 유사하게 변형되는 과정을 말한다. 위 점막이 손상되면 위염이 생기는데,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점막 세포가 재생되면서 낫는다. 그런데 위 점막 세포가 오랫동안 손상과 재생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위 점막 세포가 아닌 장의 점막 세포와 비슷하게 변한다. 붉은 색의 위 점막에는 위액을 분비하는 샘이 있는데, 장상피화생이 나타나면 위액 분비 샘이 없어지고 색깔도 회백색으로 바뀌며 작은 돌기 같은 게 생기기도 한다. 장상피화생이 있으면 위암에 걸릴 위험이 급격히 높아지기 때문에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2년 아닌, 1년마다 내시경 받아야

우리나라는 국가암검진사업으로 위암의 조기 발견을 높이기 위해 4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2년에 한 번씩 위내시경 검사를 실시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장상피화생이 나타난 경우 1년 이내에 한번씩 위내시경 실시해야 안심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지적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팀의 과거 연구에 따르면, 장상피화생 환자의 경우 국가 가이드라인 대로 위내시경 검사를 2년에 한 번 받는 것보다 1년에 한 번씩 받는 것이 조기 위암 발견 및 생존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연구팀은 위암 고위험군에서 위내시경 검사를 보다 자주 하는 것에 대한 효과를 증명하기 위해 기존에 위암으로 진단받은 환자 총 415명을 1년에 한 번씩 위내시경을 받은 그룹(150명)과 그렇지 않은 그룹(265명, 2년에 1회)으로 나누어 비교해 보았다. 그 결과 1년에 한 번씩 위내시경을 받은 그룹에서는 조기 위암 비율이 62.7%, 그렇지 않은 그룹에서는 49.1%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 필수적

위암 고위험군 요소에 따라 대상자들을 흡연, 직계 가족력, 헬리코박터 파일로리(헬리코박터균) 감염,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등으로 나누어 평가해 본 결과 장상피화생 환자에 있어 1년에 한 번씩 위내시경을 받은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조기 위암 발견율, 내시경점막하 절제술 비율, 위암 1기 진단 비율이 현격하게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장상피화생은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증상만으로는 장상피화생의 진행 여부를 확인할 수 없고, 내시경 검사로만 확인이 가능하다. 또한 헬리코박터균이 위염이나 장상피화생을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이기 때문에 늦어도 위축성 위염 단계에서 헬리코박터균에 대한 검사와 제균 치료를 받아 장상피화생으로 진행되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

    이요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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