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많은 그날엔... 생리대 보다 '이것' 유용
생리컵의 한 종류, 생리디스크 많은 양 흡수 효과적
실제 인간혈액을 사용해 생리용품의 흡수를 비교한 최초의 연구에서 생리혈이 많을 때는 전통적 패드나 탐폰보다 생리디스크가 낫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생리디스크는 생리컵과 비슷한 종류로, 형태와 재질이 다양하다. 질 내 자궁경부에 가장 가까운 곳에 넣어 생리혈을 받아낸다. 생리컵 처럼 질 통로를 막지 않아 질 근육이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아직 국내에서는 생소한 용품이다.
《영국의학저널 성 및 생식 건강(BMJ Sexual & Reproductive Health)》에 발표된 미국 오레곤 보건과학대(OHSU)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영국 가디언 8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생리대 제조업체들은 제품의 흡수를 추정하기 위해 식염수 또는 물을 사용해왔다. 그러나 식염수나 물에 비해 생리혈은 더 점성이 있고 자궁내막의 혈구, 분비물 및 조직을 포함하기에 흡수방식에 차이가 발생한다.
연구진은 생리대 제품의 흡수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온전한 인간 혈액에서 혈장과 혈소판이 제거되고 남은 적혈구를 이용해 21개의 생리 위생제품의 용량을 측정했다. 그 결과 생리디스크가 평균적 61㎖로 가장 많은 혈액을 흡수했다.
특히 ‘지기(Ziggy)’라는 브랜드의 생리디스크는 80㎖까지 흡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생리기가 동안 생리혈이 이 수준을 넘어서면 과도한 출혈로 간주되며 의학적 조사가 필요하다.
탐폰, 패드, 생리컵은 20~50㎖로 엇비슷한 혈액을 흡수했다. 그에 비해 생리팬츠는 평균 2㎖만 흡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많은 제품이 보고한 흡수 능력과 실제 흡수 능력 사이의 불일치를 확인했다. 대부분의 제품은 연구 결과보다 흡수용량이 더 많은 것으로 보고했다.
연구책임자인 OHSU의 베다니 사무엘슨 배나우 교수는 “생리혈의 흡수를 직접 측정할 수는 없지만 포장 적혈구를 이용해 측정하는 것이 식염수보다는 더 정확할 것”이라면서 “생리량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생리디스크가 더 실용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그 정도로 생리혈이 많은 사람은 더 편리한 제품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생리량을 줄이기 위해 의사를 만나보기를 권하겠다”고 말했다.
여러 제품의 용량을 이해하는 것은 과도한 월경 출혈로 인해 빈혈의 위험이 있거나 다른 근본적인 의학적 문제를 시사할 수 있기에 의사가 추가 검사나 치료가 필요한지 여부를 추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번 연구와 관련한 사설을 쓴 미국 스탠퍼드대의 폴 블루맨탈 명예교수(산부인과)는 “생리용품 용량에 대한 데이터 기반 추정치를 갖는 것은 실제 생리하는 여성들에겐 중요하다”면서 이번 연구가 생리용품 흡수성을 표준화하는 것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srh.bmj.com/content/early/2023/07/03/bmjsrh-2023-201895)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