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인 삼중음성 유방암, '전이 억제' 가능해질까

암세포 성장 환경 조성 원인 밝혀져

최근 국내 연구진이 유방암의 간 전이 과정을 규명했다. 이는 고위험군 예측에는 물론 물론 전이를 억제하는 치료법 개발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국내 연구진이 유방암의 간 전이 과정을 규명했다. 이같은 발견은 고위험군 예측에는 물론 물론 전이를 억제하는 치료법 개발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유방암 사망률을 더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해당 연구의 대상이 된 것은 삼중음성 유방암(triple-negative breast cancer, 이하 TNBC)이다. TNBC는 유방암 중에서도 진행과 재발을 반복하는 가장 공격적인 암종으로 꼽힌다. 전체 유방암 발생에 15% 수준을 차지하고 있으며, 조기 진단 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1~2년 이내 재발을 경험할 만큼 진행이 빠르고 5년 상대생존율도 30% 정도로 낮다. 약물 치료 옵션이 많고 성적이 좋은 다른 유방암 유형과는 상황 자체가 다르다는 얘기다.

서울대병원 유방센터 문형곤 교수(유방내분비외과)와 허우행 박사(의생명연구원)는 동물실험을 통해 유방암의 간 전이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TNBC 세포를 실험쥐에게 이식해 간으로 전이하는 전후 과정을 관찰했다.

이 결과, 유방암 세포가 면역세포와 상호작용을 하면서 전이 전 단계부터 간 조직에 암세포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유전자 분석을 통해 실험쥐에게 이식한 유방암 세포가 간으로 퍼진 경우 전이 전 단계부터 미세환경상 'CX3CR1 유전자' 발현량이 증가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CX3CR1은 면역 단백질인 CX3CL1이 작용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결합체다. 반면, 해당 유전자는 유방암이 폐로 전이할 땐 유의미한 증가세를 보이지 않았다. 이는 CX3CR1이 유방암의 간 전이에 관여하는 특이 유전자라는 점을 시사한다.

연구진이 규명한 유방암 세포의 구체적인 간 전이 과정은 복잡하다. 유방암 세포가 간에서 염증성 면역 물질 분비하도록 유도할 경우 특정 유전자(CX3CR1) 발현이 늘어나는데, 이것이 결국 전이가 쉬운 쉬운 환경을 만든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유방암 세포가 분비 물질이 간에서 강력한 염증성 면역물질(TNF-alpha) 분비 유도

2) 염증 물질 제거를 위해 면역단백질인 'CX3CL1'(프랙탈킨)이 간 조직에서 발현

3) CX3CL1이 수용체인 'CX3CR1'의 발현도 자극

4) CX3CR1의 발현은 대식세포에서 연쇄적으로 'MMP9 단백질(악성종양의 생장과 전이에 중요한역할)'의 발현 증가 촉진.

허우행 박사는 "향후 유방암 환자의 혈액에서 CX3CL1 단백질의 농도를 측정하는 방법만으로 간 전이가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 환자를 예측할 수 있게 된다"면서 "고위험군 유방암 환자에 대한 표적 치료 전략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형곤 교수는 "암세포와 면역세포의 상호작용이 간 내 유방암 세포의 전이 환경을 조성한다는 이번 연구를 통해 향후 유방암 전이를 억제하는 효과적인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이공분야기초연구사업 중견연구자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논문은 국제 학술지 '분자암연구'(Molecular cancer research) 7월호의 주요 연구(https://aacrjournals.org/mcr/article-abstract/21/7/726/727474/Triple-Negative-Breast-Cancer-Derived?redirectedFrom=fulltext)로 게재됐다.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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