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명가 '릴리'가 만든 비만약 등장 임박...매출 고공행진

'마운자로' 2분기 글로벌 매출 1조3천억 육박, 비만약 승인 연말 예상

[사진=일라이 릴리]

살 빠지는 당뇨약으로 유명한 ‘마운자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의 매출 성장세가 주목된다. 개발사인 다국적 제약기업 일라이 릴리는 마운자로를 비만약으로 용도 변경해 처방 적응증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일단 릴리는 세계 최초로 인슐린 상용화에 성공한 100년 역사를 가진 당뇨약 명가로 평가된다. 속효성 인슐린 유사체인 '휴마로그' 외에도 DPP-4 억제제 '트라젠타'와 베링거인겔하임과 공동 개발한 SGLT-2 억제제 '자디앙', 주1회 당뇨병 주사제(GLP-1 유사체 계열) '트루리시티' 등 당뇨병 치료제 분야에 베스트셀링 품목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최근 릴리 본사는 올해 2분기 실적 보고를 통해 당뇨병 치료제인 마운자로의 매출이 10억 달러(한화 1조 3195억 원)에 육박했다고 발표했다.

마운자로는 체중감량 효과를 가진 GIP 및 GLP-1 작용제 계열 약물로, 미국 및 유럽 지역에서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먼저 승인을 받았다. 당뇨병 매출이 급성장하면서 치료제의 비만 적응증 확대도 서두르는 모양새다. 릴리가 올해 중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및 유럽의약품청(EMA)에 비만약 허가 확대를 준비하고 있어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현재 마운자로는 경쟁품목으로 거론되는 노보 노디스크의 주 1회 비만 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의 체중 감소 효과를 압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마운자로의 체중 감량 혜택을 평가한 SURMOUNT-1 연구에 따르면, 비만도를 평가하는 체질량지수(BMI) 범위에 상관없이 투약 환자 10명 중 9명에서 5% 이상의 체중 감소를 보고했다.

특히, 고용량인 15mg을 투약한 환자 3명 중 1명에선 25% 이상의 체중 감소를 달성했다. 또한 마운자로를 투약한 환자들은 내장 지방량이 40% 정도 감소해 위약군 7.3%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 순수 근육량 감소보다 약 3배 더 큰 지방 감소 효과가 확인된 것이다.

릴리 당뇨병 부문 사장인 마이클 메이슨은 최근 열린 기업 컨퍼런스 콜에서 마운자로의 2분기 매출이 9억79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운자로의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7월 말에 공급 부족 문제가 나타났다"며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치료제 공급이 빠듯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회사는 수십억 달러를 투입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와 인디애나 주에 새로운 비만 및 당뇨병 제조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연말까지 공장 시설이 가동되면, 마운자로 및 주1회 당뇨병 주사제 트루리시티의 생산 능력도 지난해 기준치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위기다.

릴리는 "마운자로의 비만약 승인을 앞두고, 새로운 적응증에 다른 제품 이름을 붙일지 논의 중에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릴리는 마운자로와 위고비를 직접 비교하는 임상시험도 시작했다. 해당 임상 3b상 SURMOUNT-5 연구를 통해,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61개 의료기관에서 700명을 대상으로 72주간 두 약제의 체중 감소 효과가 비교된다.

한편 릴리는 전년 동기 대비 올해 2분기 전체 매출이 28% 증가한 83억 달러로 집계됐다. 릴리가 보유한 거의 모든 제품이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베링거인겔하임과 제휴한 당뇨병 및 심부전 치료제 자디앙은 지난해 2분기보다 45% 증가한 6억6800만 달러, 유방암 표적치료제인 버제니오는 57% 증가한 9억26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회사 주가는 화요일 정오(동부시간 기준) 16.7% 상승했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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