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탈모도 서러운데'...어릴 때 생기면 치료 어렵다? (연구)
탈모 치료는 유전적 민감도와 연결, 어린 나이에 저항성 커져
원형탈모가 생기면 일단 탈모 면적이 크거나 치료 당시 나이가 어릴수록 예후가 나쁘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주대병원 피부과 최지웅 교수 연구팀은 2017년~2022년 원형탈모 치료를 받은 환자 136명을 대상으로 치료와 재발의 예후 인자를 확인했다. 8주간 메틸프레드니솔론 약을 서서히 줄이는 감량 요법을 받은 후 기존에 비해 탈모 중증도와 검사 결과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분석했다.
감량 요법을 받은 환자의 75%가 기존에 비해 탈모가 50% 이상 개선돼 치료 효과가 확인됐지만, 다변량 분석 결과 △15세 이하의 어린 나이에 탈모가 나타난 경우 △두피의 50% 이상에서 탈모가 나타난 경우 이러한 8주 감량 치료의 예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에 따르면 탈모 치료는 개인의 유전적 민감도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어린 나이에 치료를 시작하면 유전적으로 저항할 가능성이 크다. 연구팀은 두피의 50% 이상에서 탈모반이 발견되는 중증 탈모의 경우 자가 면역성 외에도 모낭 주위의 염증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어 치료 효과가 감소된 것으로 파악했다.
또한, 치료 효과를 보인 환자들 가운데 28.4%가 치료 중단 후 평균 5.5개월 내 재발을 경험했다. 이와 관련해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는 ‘낮은 비타민D 수치’가 유일하게 확인됐다.
원형탈모는 원형 또는 타원형으로 다양한 크기의 탈모반(모발이 소실된 부위가 점처럼 보이는 것)이 생기는 것으로, 세포독성 T세포가 자신의 모낭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성 질환이다. 이물질로부터 인체를 보호하는 항체가 몸의 일부를 이물질로 착각해 공격하는 현상이다.
탈모반이 작을 때는 스테로이드를 발라 치료하지만, 면적이 넓으면 경구 스테로이드를 복용해 모발 재생을 유도해 치료한다. 하지만 이러한 치료에 대한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연구팀의 최지웅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어린 나이의 환자와 중증 탈모 환자에게는 경구 스테로이드를 신중히 투여해야 한다는 것이 드러났으며 스테로이드를 복약한 원형탈모 환자의 재발에 비타민D 수치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피부과학 분야의 국제 학술지 《미국피부과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온라인판에 지난 5월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