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시장 대세된 '항체약물접합체'...누가 특수 누릴까
ADC 치료제 시장 리딩기업으로 다이이찌산쿄, 로슈 등 주목
암환자의 생존율을 끌어올린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들이 항암제 시장에 대세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20년이 넘는 개발기간 동안 3세대 약물까지 개발이 이뤄지며, 부작용은 줄이고 표적 치료효과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ADC 신약 개발에 집중해온 다이이찌산쿄와 시젠, 로슈 등의 다국적 제약기업들이 특수를 누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글로벌데이터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항암제 시장에서 ADC 치료제 개발 경쟁이 한층 가열된 것으로 분석했다.
아스트라제네카를 비롯한 길리어드 사이언스, 화이자 등의 다국적 제약기업들이 해당 신약 개발 분야에 수십억 달러의 자금을 투입하면서 시장 점유 경쟁을 펼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ADC 치료제 시장은 올해 60억 달러 수준에서 2026년에는 약 130억 달러 규모로 두 배 이상 성장해, 연평균 20% 수준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통상 ADC 치료제는 항체와 접합체, 톡신 등 세 가지 구성 요소로 이뤄진 차세대 약물 전달 기술을 말한다. 강력한 암세포 살상 능력을 가진 항암화학요법과 표적 암세포만을 타깃하는 치료용 단일클론항체 약물의 장점을 결합해 치료 효과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2000년 초반 ADC 개발이 본격적으로 이뤄진 후 현재 치료제 시장에는 효과가 낮고 심각한 부작용을 보였던 1세대 약물을 거쳐, 표적 발현율이 낮았던 2세대, 항체와 약물 비율을 균일하게 조정한 3세대까지 개발이 진행됐다.
특히, 이번 보고서는 이들 기업 가운데 가장 강력한 경쟁력을 가진 기업으로 일본계 제약사인 다이이찌산쿄를 지목했다. 2029년까지 가장 높은 시장 점유율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다이이찌산쿄의 경우, 아스트라제네카와 공동 개발한 유방암 신약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트주맙 데룩스테칸)'의 영형력이 높게 평가됐다. 엔허투는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HER2)' 양성 유방암 3차 치료제로 최초 승인을 받은 3세대 ADC 치료제로 평가된다.
이후 엔허투는 2020년 일본 허가를 시작으로 2021년 유럽 및 호주 지역, 지난해 9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판 허가를 획득했다. 허가 지역이 확대되면서 올해 1분기 다이이찌산쿄의 항암제 사업부 매출은 직전년 동기 대비 157% 상승했다.
보고서는 이에 대한 이유로 ADC 치료제에 대한 시장 수요가 증가했다는 사실을 원인으로 꼽았다. 글로벌데이터는 "다이이찌산쿄의 ADC 분야 매출은 2025년도 60억 달러를 기점으로 2029년까지 1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승인을 받은 엔허투 외에도 신약 후보물질인 '다토포타맙'과 '파트리투맙'의 시장 진입도 매출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회사가 준비 중인 ADC 신약 파이프라인들은 본격 임상 절차를 밟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공동 개발 중인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은 삼중음성 유방암 임상 1상에서 치료제를 투약한 환자의 43%가 종양이 줄어드는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또한 HER3 표적 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파트리투맙 데룩스테칸'과 아스트라제네카의 표적 폐암약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를 병용하는 임상 1상도 병행 중인 상황이다.
한편 보고서는 다이이찌산쿄에 뒤이어 요로상피암 치료제 '파드셉(성분명 엔포투맙 베도틴)'을 개발한 시젠(2위)과 '폴라이비(성분명 폴라투주맙 베도틴)'를 보유한 로슈(3위)를 ADC 경쟁력이 강한 기업으로 꼽았다. 두 회사의 2025년도 예상 매출은 58억 달러와 36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