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갔다가 귓속에 곰팡이가 피었다?
외이도염, 유행성 각·결막염, 탈모증 등
눈과 귀는 여름철 물가로 피서를 다녀온 후 질병이 가장 빈발하는 곳이다. 귀는 외이도(外耳道)에 염증이 생기는 외이(도)염, 눈은 크게 각막염과 결막염의 위험이 높다. 두피나 모발도 후유증을 겪게 된다.
귀 입구에서 고막에 이르는 통로인 외이도는 건조한 상태로 산성을 유지하며 세균의 성장을 억제한다. 그러나 귀에 물이 들어가 습기가 차고 산성 환경이 파괴되면 세균이 자라게 되고, 외부 자극에 의해 피부가 벗겨지면 외이도 전체에 염증이 생기게 된다.
눈이 간지럽고 모래가 들어간 것 같은 이물감이 느껴지면 유행성 각·결막염을 의심할 수 있다. 이물감이나 가려움증 등 초기 증상에 이어 점차 눈이 새빨개지고 퉁퉁 붓는 등 악화된다. 눈곱이 많이 끼고 눈두덩이가 부어오르며 진득한 분비물이 나오기도 한다.
강력한 자외선, 바닷물의 염분, 수영장의 염소(소독약), 불결하거나 젖은 상태 등은 두피와 모발을 손상시키는 주범이다.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탈모증을 막을 수 있다.
빨갛게 붓고 진물 나는 외이도염
수영이나 물놀이뿐만 아니라 샤워 후나 일상생활 속에서도 귀지를 제거하기 위해, 혹은 가렵다는 이유로 귀를 후비거나 파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외이도염을 유발하는 큰 원인이다. 물놀이나 목욕·샤워 후에는 귓속이 약해져 있어 귀를 파내다 상처를 쉽게 입을 수 있다.
외이도염의 주요 증상은 부기, 통증, 가려움증, 난청, 발열 등이다. 통증은 귓바퀴를 잡아당길 때 심해진다. 귓구멍 피부가 빨갛게 부어오르면서 피부에서 진물이 흘러나오는 경우도 있다. 더 악화되면 귓구멍이 막히고 귓바퀴 주위로 염증이 전파돼 귓바퀴까지 빨갛게 된다.
외이도염을 완전하게 치료하지 않았을 때 귓속은 곰팡이가 서식하기에 좋은 조건이 되어 고질적인 만성외이도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이 곰팡이는 생명력이 강해 피부각질층 아래에서도 서식하므로 치료를 중단하면 다시 올라와 귀벽에 계속 염증을 일으킨다. 치료는 고름의 세균배양검사를 통해 원인이 되는 세균을 찾아내 맞는 항생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에 만성중이염을 앓았던 사람은 휴가 후 귀 점검이 필수다.
눈에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도
유행성 각·결막염은 수영장 같은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물놀이에서 잘 감염된다. 평균 2~3주 내로 호전되지만 전염성이 강하고, 각막염 증상이 동반된 경우 시력 저하가 초래될 수 있으므로 신속하게 안과를 방문해 전문적인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강렬한 햇빛으로 검은 눈동자에 상처가 생기는 ‘자외선 각막염’도 휴가철 후 생기는 대표적인 눈 질환이다. 각막이 충혈되고 시야가 뿌옇게 보이는 증상이 올 수 있고 눈이 붓고 눈물이 흐르며 통증도 나타난다. 항생제 안약을 투여하고 눈 주변에 얼음찜질을 해 주면 대체로 1~3일 안에 호전된다.
눈이 간지럽고 뻑뻑하다면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처음에는 눈꺼풀이나 점막에 작은 염증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단순한 눈병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눈이 뻑뻑해지고 눈물이 자주 흐르는 증상이 더해진다.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각막에 파고들면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거나 각막에 구멍이 생겨 시력에 문제를 일으킨다. 헤르페스 눈병은 안과에서 특수형광염색검사로 각막에 퍼져있는 나뭇가지 모양의 궤양을 확인하거나, 바이러스 DNA를 분석하는 PCR검사를 통해 확진한다.
두피 염증 심하면 탈모증 진행
여름철 두피와 모발의 손상을 방치하면 가을철 탈모가 급격히 진행된다. 손상된 모발은 영양과 수분을 공급해 주는 기능성 샴푸와 컨디셔너를 통해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다. 머리를 감을 때는 되도록 따뜻한 물을 사용하고, 샴푸거품을 풍성하게 내 모발과 두피까지 골고루 문질러 준다. 머리를 말릴 때도 헤어드라이어의 뜨거운 바람을 쐬지 말고 자연 건조시키는 것이 좋다.
두피에 염증과 가려움증이 심하고 각질과 비듬이 많아졌거나 탈모증상이 생겼을 경우 피부과 전문의 진료를 받아본다. 두피 염증이나 가려움, 비듬 등은 탈모증의 원인이므로 증상에 맞는 약물요법으로 빨리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